홈런 많이 나오는 타자친화적 구장 ‘라팍’ “5점차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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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차도 몰라요.”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이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를 두고 한 말이다. 허 감독은 “‘라팍’은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5점차로 앞서도 금방 따라잡힐 수 있다”고 했다. 홈런이 잘 나오는 편이라 대량득점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페넌트레이스의 절반인 72경기의 대부분을 ‘라팍’에서 치르는 삼성에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뒤집어보면 삼성 코칭스태프와 투수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라팍’은 8각형 모양으로 건설된 야구장이다. 그라운드도 건물과 같이 8각형 모양이다. 경기장 펜스는 직선 3개를 붙여놓아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우중간과 좌중간까지의 거리가 아치형 구장에 비해선 짧다. 이 때문에 타자들에게 좀더 유리한 구장으로 꼽힌다. 그 대신 중견수 뒤쪽의 좌우는 각진 모서리가 존재해 홈플레이트로부터 거리가 긴 편이다.

허 감독의 말과 비슷한 상황이 20일 연출됐다. 원정팀 SSG 랜더스가 홈런 3개를 터트리며 8회초까지 삼성에 10-3으로 앞섰다. 7점차로 앞선 SSG의 승리가 굳어진 듯했다. 하지만 8회말 반전이 일어났다. 호세 피렐라와 이원석이 홈런포를 가동해 삼성이 3점을 따라붙었다. 찬스를 이어간 삼성은 7-10까지 추격했다. 계속된 1사 만루서 장타 한 방이면 승패의 향방이 뒤바뀔 수도 있었다. 후속타자들의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


‘라팍’에선 2016년부터 KBO리그 1군 경기가 펼쳐졌다. 2016년부터 구장별 홈런수를 살펴보면 ‘라팍’에서 가장 홈런이 적게 나온 해는 2019년으로 143개였다. 그럼에도 해당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이 터진 구장이 ‘라팍’이었다. 그 외에는 매년 162개 이상의 홈런이 나오고 있다. 두산과 LG가 함께 홈구장으로 활용해 많은 홈런이 기록된 잠실구장을 제외하면 인천SSG랜더스필드와 함께 홈런을 가장 많이 구경할 수 있는 구장이다.

대구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