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밀어서 잠실 넘기는 롯데 해결사…한동희, 더 이상 ‘미래’ 아니다

입력 2021-04-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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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초 2사 2루 롯데 한동희가 1타점 중전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언제나 팀의 ‘미래’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맞이한 네 번째 시즌. 한동희(23·롯데 자이언츠)는 미래가 아닌 현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롯데는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뒤이어 등판한 김대우~최준용~김원중도 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타선의 히어로는 한동희였다.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1루에서 LG 케이시 켈리 상대로 투런포를 뽑아냈다. 초구 바깥쪽 제구된 포심 패스트볼(145㎞)을 그대로 밀어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어 9회초 2사 2루에서도 중견수 키 넘기는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전진수비를 무색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한동희는 이날 포함 올 시즌 21경기에서 타율 0.306, 4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적긴 하지만 초반 페이스가 좋은 것은 분명하다. 삼진율이 26.7%로 다소 높긴 하지만 볼넷율도 17.8%로 준수한 편이다. 지난해 기록한 볼넷 비율 10.7%가 커리어하이였음을 감안하면 약점으로 지적받던 선구안도 어느 정도 개안의 조짐이 보인다는 의미다. 한동희는 “모든 타석에서 ‘내 공’만 생각한다. 잘 치는 코스에 노림수를 갖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공이 아니면 과감히 버리기 시작한 것이 지금 선구안 개선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2회초 2사 1루롯데 한동희가 우중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난해 한동희는 7월에만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잠재력을 맘껏 과시한 바 있다. 그 중 5개가 가운데 혹은 우측 담장을 넘어간 타구였다. 한동희의 컨디션이 정점일 때 밀어서도 장타가 나온다. 이날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처음 밀어 친 홈런이 나왔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한동희도 확신은 있다. “밀어서 장타를 생산하는 데 자신감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내 입으로 말하긴 애매하다”면서도 “내 장점이 밀어서 홈런 치는 것이다. 방향성만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타순은 8번에 배치되고 있지만 이는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치라는 허문회 감독의 배려다. 생산력만 놓고 보면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견줘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한동희가 앞선 시즌마다 매번 더디게 출발하는 페이스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초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한동희는 “시즌 시작 전부터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러한 숫자를 쫓기보단 하루하루 집중할 생각이다. 그러면 수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3년. 우여곡절 속에 경험치를 잔뜩 먹었다. 2018년이나 2021년이나 한동희가 롯데의 미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마냥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만 노래하던 지난해까지와는 달라졌다. 본인도, 팀도 이제는 한동희의 ‘오늘’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한동희는 어엿한 롯데의 현재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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