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에 성추행 당한 고3, 왜 상간남 됐나 (실화탐사대)

입력 2021-05-02 12: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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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를 당한 아들의 가해자 정체가 공개됐다.

1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고3 아들을 둘러싼 수상한 소문에 대해 파헤쳤다.

수상한 소문 때문에 작은 도시가 들썩였다. 수상한 소문이 도착한 곳은 다복하기로 유명한 사남매 집이었다. 소문의 주인공은 고3 아들을 향해 있었다. 아들이 엄마 지인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것.

모텔 CCTV에 찍힌 사람은 다름 아닌 유빈(가명) 군과 엄마의 지인이었다. 유빈 군의 엄마는 아들과 불륜 소문이 나도는 지인에 대해 "한 가족처럼 지냈다. 제 동생보다 더 친하게지냈다. 마음에 있는 말들, 속내를 다 터놓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고 배신감을 표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지인이 집에서 유빈 군을 성추행한 충격적인 사실까지 밝혀졌다.

성추행 당한 당시를 떠올린 유빈 군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마트에 갔는데 우울하다고 하면서 갑자기 안더라. 엄마 같으니까 괜찮다고 하더라. 덩치가 저와 비슷해서 밀어도 안 밀렸다. 이후에 집에서 자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비몽사몽 깼는데 그 사람이 제 손가락을 빨고 있었고 동생이랑 자리를 바꾸라고 하더라. 제 밑에 쪽으로 손이 가니까 '이거는 진짜 도망가야 되겠다' 했다. 화장실 문을 잠갔다. 진정이 안 됐다. 그 상황이 무서웠다. 얘기하면 부모님 실망도 클 테니까 얘기할 수 없었다. (사건 전까지는) 동생들도 챙겨주고 하니까 고마운 이모였다"고 전했다.

유빈 군의 엄마는 "지인이 남편이 바람 피웠다고 술을 사달라고 했다. 언니 집에서 자겠다고 먼저 말을 하더라. 그것도 계획적이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의 말에 따르면 피해자 유빈 군은 진실 반응으로 나왔고 피의자 지인은 거짓 반응으로 나왔다.

유빈 군은 자신을 찾아온 가해자와의 상황을 떠올리며 "계속 가기 싫다고 했다. 그때가 제일 후회됐다. 말이 여기까지 왔는데 당사자도 옆에 있고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결국 유빈 군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가해자는 잠에 든 유빈 군을 깨워 교외의 한 무인모텔로 향했다.

유빈 군은 "막상 제가 이 상황이 되니까 머리가 하얘지고 저항하고 나가면 혼자 집에 갈 수 있을까 싶었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공감하지 못할 거다. 너무 수치스러우니까 머리는 '힘이 나와라' 하는데도 안 나온다. 그런데 신고하면 부모님이 알 테고. 계속 제 탓을 했던 것 같다"고 부모님께 말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원치 않은 성관계는 네 차례나 이어졌다고 한다. 유빈 군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엄마, 아빠, 형에게까지 전화해 데려가려 했다. 유빈 군은 엄마가 알게 된 후에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가해자는 재판에서 유빈 군과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다고.

유빈 군은 "엄마가 '힘들었을 텐데 늦게 알아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너무 죽고 싶었다. 내가 행동을 조심하고 엄마한테 빨리 말했으면 됐을텐데 용기를 못내서 미안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측은 "성관계를 가진 부분은 강간으로 가려면 이 사람(가해자)이 폭행, 협박이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상간으로 가는 거다. 상간은 불기소로 간다. 그래서 강제추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강간 혐의에 대해 무혐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 결과, 가해자인 피고인은 징역 1년 6월에 처하게 됐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 시설에 3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유빈 군 측은 가해자에게 위자료 3천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충격적인 일은 또 있었다. 가해자의 남편 명의로 유빈 군을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상간자로, 위자료 ‘삼천만 백 원’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유빈 군은 상간남이 돼 있었다.

유빈 군 부모는 "3천만 원 하고 100원이다. 계속 항소하겠다는 거다. 너희는 없는 집안이니까 당해보라는 거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해당 사건으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 유빈 군은 "내가 너무 더러워 보이는 거다. 그래서 사람들을 계속 피하고 화장실에서도 애들 없을 때 마지막 칸에서 소변을 봤다. 애들이 점심시간에 나갈 때 쯤이면 커터칼로 긋기도 했다. 피 흘리다 보면 죽지 않을까 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가해자는 일상을 회복한 듯 보였다.

동아닷컴 연예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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