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곽동연은 2일 종영한 tvN ‘빈센조’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더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애정을 많이 쏟은 드라마”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2일 종영한 tvN ‘빈센조’서 선과 악 반전 연기 ‘10년차 배우’ 곽동연
매 장면 헷갈리게…참 힘들었죠
송중기·옥택연 형에게 많이 배워
데뷔때부터 쓴 촬영일지만 10여권
이번엔 반성 대신 나에게도 칭찬
질리지 않는 연기, 변함없는 목표
“확실한 전환점이 됐죠.”매 장면 헷갈리게…참 힘들었죠
송중기·옥택연 형에게 많이 배워
데뷔때부터 쓴 촬영일지만 10여권
이번엔 반성 대신 나에게도 칭찬
질리지 않는 연기, 변함없는 목표
연기자 곽동연(24)이 2일 tvN 드라마 ‘빈센조’를 끝내며 말했다. 올해 데뷔 10년 차로 25편이 넘는 드라마에 쉴 새 없이 출연해온 그는 “살면서 축적한 각종 ‘소스’(정보)들을 전부 꺼내어볼 기회”라고 설명했다. 극중 곽동연의 활약상을 돌이키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악덕기업 바벨그룹 회장 옥택연의 이복동생 장한서를 연기하면서 ‘악의 축’을 담당하다 막판에는 마피아 변호사 송중기와 손잡고 형에 맞섰다. 이를 통해 동경과 분노를 오가는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한 덕분에 “처음과 끝이 가장 다른 ‘성장캐(릭터)’”였다는 평가를 얻었다.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스포’ 유혹 참느라 혼났어요”
시청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만큼 “이야기에 혼란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곽동연은 “매 장면을 헷갈리게 만드는 게 어려우면서도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언젠가 밤 11시쯤 늦은 시간에 대본을 받고나서 깜짝 놀라 연출자 김희원 PD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첫 질문이 ‘얘(장한서)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요?’였죠. 저조차 앞날을 예측할 수 없었어요. FT아일랜드 멤버 이홍기 형도 16회가 끝나자마자 ‘결말이 뭔데!’라고 묻더라고요. ‘방송으로 확인하세요’라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에서도 스포일러는 절대 금지이니까요. 하하하!”
드라마 ‘빈센조’ 한 장면. 사진제공|tvN
‘빈센조’로 얻은 결실은 연기 변신뿐 아니다. “항상 힘을 북돋아 주는” 송중기와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주는” 옥택연을 만나 “현장에 꼭 필요한 태도”를 다시 한번 배우게 됐다.
“박보검·유승호·여진구 등과 호흡을 맞춰 ‘남자 상대역 복이 많은 배우’로 불렸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죠. 송중기·옥택연 형을 비롯해 수많은 선배와 함께 하면서 ‘연기의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형들과 맞추는 ‘케미’도 좋지만, 언젠가는 풋풋한 로맨스도 한 번 꼭 찍어보고 싶답니다.”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지금껏 써온 촬영일지만 10여권”
마지막 촬영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2012년 안방극장에 데뷔한 이후 빠짐없이 써온 촬영일지에 “힘들 때마다 현장에서 무한히 만끽한 행복을 꺼내 보며 되새기자”는 말을 적었다. 이토록 ‘심플하게’ 종영 소감을 써넣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촬영장에서 강하게 받은 느낌이나 아쉬움을 기록하고 있어요. 다 모으면 수첩 10권은 훌쩍 넘을 거예요. 자신에 대한 욕과 한탄, 다음에는 무조건 더 잘하자는 다짐이 주된 내용이죠. 이번에는 그저 현장에서 즐거웠던 기억만 남더라고요. ‘(작품에)잘 묻어났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스스로에게 유난히 엄격한가보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이니 더욱 조심하자”는 생각에 주말에는 외출도 삼갈 정도다. 취미까지도 온통 ‘연기’에 맞추는 삶이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그만큼 잘하고 싶으니까”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사진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쉴 때면 테니스, 꽃꽂이, 아이스하키 등 여러 가지를 배워요. 아이스하키 장면을 소화한 것처럼 배워놓으면 언젠가는 제 무기가 되거든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밥벌이’이고, 재주가 연기뿐이라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요. 가끔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주일만 쉬어도 몸이 근질거려 곧바로 대본을 봐요. 작품 준비부터 촬영까지 모든 과정이 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목표도 한결 같다. “질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고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죽기 전에 100% 만족스러운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 싶지만 끝까지 해보고 싶어요. 저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시청자들의 말이 연기를 끊을 수 없게 하죠.”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