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해 선발 고민하지 마” 대구 세징야, 자신 내려놓고 팀 위한 에이스로

입력 2021-05-1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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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징야.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대구FC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대구는 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14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했다. 전반 10분 ‘골 넣는 수비수’ 김진혁이 포문을 연 대구는 3분 뒤 세징야의 추가골, 후반 종료 직전 오후성의 쐐기골로 완승을 챙겼다.

벌써 5연승. FC서울, 수원 삼성, 광주FC, 수원FC, 인천이 제물이었다. 답답한 시즌 초반의 부진을 싹 씻어냈다. 6승4무4패, 승점 22로 3위다. 5연승은 구단 최초이자, 올 시즌 K리그1 최장 연승이다.

모두가 희생한 결과다. 에이스 세징야(브라질)도 예외 없었다. 컨디션이 좋아도, 나빠도 항상 선발출전만을 고집해온 그다. 상대적으로 높은 몸값을 받는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이 그렇듯 세징야도 “내가 없으면 팀은 어렵다”는 생각이 강했고, 욕심도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세징야의 활약은 기대이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입국이 늦어져 남해에서 진행된 동계전지훈련의 대부분을 건너뛰었다. 여파는 분명했다. 플레이는 둔탁했고, 예리함도 실종됐다.

일각에선 32세 세징야에게 ‘에이징 커브(일정 연령이 된 후 운동능력이 저하되는 현상)’가 찾아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결국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올해의 주기는 훨씬 빨랐다.

갑작스러운 에이스의 이탈. 하지만 이 기간 대구는 흔들리지 않고 3연승을 달렸다. 특유의 조직력이 선수 한두 명이 없다고 무너지지 않음을 입증했다. 인천전을 앞두고 회복한 세징야가 이병근 감독에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지금 우리 팀이 참 좋다. 혹시 나 때문에 선발 라인업을 걱정한다면 그렇게 말아 달라. 난 뛰지 않아도 된다.”

물론 자신을 내려놓고 동료들을 챙기는, 그것도 실력까지 장착한 핵심 자원을 제외할 리 없었다. 세징야도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 초반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며 벤치의 선택에 보답했다.

대구는 12일 예정됐던 서울과 15라운드 홈경기를 건너뛴다. 수비수 황현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서울 선수단이 자가격리를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템포 쉬어가게 된 세징야도 한층 가벼운 몸놀림으로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16라운드를 준비한다. 완벽한 컨디션의 헌신하는 에이스는 정말 무섭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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