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이효리 “순심이 통해 사람도 사랑하게 돼”

입력 2021-05-17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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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이효리 “순심이 통해 사람도 사랑하게 돼”

가수 이효리가 순심이를 떠나 보내며 배운 것들을 고백했다.

16일 TV동물농장에서는 이효리와 순심이 2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서 순심이와의 소중한 인연을 추억하는 동안 이효리는 강아지와 본인 인생의 뗄레야 뗄 수 없는 에피소드 2개를 전했다.

하나는 유기견 봉사로 맺어진 이상순과의 인연이었다. 어느 날 이상순이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고 해서 그를 도와 입양한 개가 구아나였고, 그 인연으로 ‘기억해’라는 노래를 같이 녹음하게 되었던 것. 녹음실에 데려간 순심이와 구아나 둘을 같이 놀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결혼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했다. 구아나는 지금도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

또 하나는 어릴 때부터 키웠던 개, 메리. 어느 날 아버지의 이발소로 들어온 개에게 메리라는 이름을 주고 가족이 되었다. 부모님의 부재가 잦았던 어린 시절 메리는 이효리의 곁을 지키며 절친이 되어 주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메리도 노견이 되어갈 무렵, 학교에서 돌아온 이효리는 부모님께서 메리를 보신탕집에 넘겼다는 소리에 오열을 감추지 못했고, 그렇게 메리와의 기억은 가슴 한편에 묻었다고. 이효리는 순심이를 만나고 순심이로 인해 사랑을 배우고, 그렇게 마음의 혼란과 어지러움이 가라앉을 즈음 메리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는 순심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일주일 동안 순심이와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며 영상을 남겼다. 순심이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이해한 것인지 평소와 다르게 고양이 순이도, 다른 6마리의 강아지들도 순심이의 곁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고. 그 순간을 지켜보며 이효리는 죽음의 순간에도 죽음만 있고 슬픔만 있는 게 아니라 곳곳에 사랑과 기쁨의 순간이 있는 걸 보면서 많이 배우고 또 놀라운 사랑의 순간들을 포착하면서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2020년 12월 23일 새벽 왠지 잠이 오지 않았던 그 새벽, 발작을 하던 순심이를 품에 안고 있던 이효리의 품 안에서 순심이는 마지막 발작을 끝으로 조용히 마지막 숨을 쉬고 떠났다. 고양이 순이도 다른 6마리의 개들도 순심이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렇게 반려견을 떠나보내면서 함께 한 시간들을 추억하고 반려견과의 삶과 이별에 대한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 호리와 순심이의 3647일.

이효리는 생애 주기가 다른 사람과 동물이기에 언젠가는 이별을 맞이할 수밖에 없지만, 반려동물과 나눴던 그 사랑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충분히 애도하고 슬퍼하고 사랑한다 말하고 나면, 아름답게 이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순심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잠시의 순간이 주어진다면 그저 쓰다듬고 둘만의 산책을 하고 싶다는 이효리. 이효리는 순심이와 함께 한 3647일은 아름다웠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한편의 다큐를 보는 듯했던 그녀와 순심이의 마지막 3647일.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던 건 순심이에 대한 이효리의 진심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이효리와 순심이 2편은 2049 시청률 3.2%를 기록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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