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의 인권유린, 무대로 고발하다…연극 ‘반성문, 살인 기억’

입력 2021-05-17 13:0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공연 협동조합이 선보이는 네 번째 정기공연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봄 작가, 겨울 무대’ 선정작
인권 유린의 현장, 형제복지원 사건을 무대로 고발하다
지공연 협동조합의 네 번째 정기공연인 연극 ‘반성문, 살인 기억’이 5월 26일 개막한다.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봄 작가, 겨울 무대’ 선정작이다. 신춘문예 당선 작가 김환일이 집필했고, 장봉태가 연출을 맡았다.

연극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의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났던 인권 유린 사건을 다룬다. 전직 경찰이었던 사장 철중과 프리랜서 PD였던 실장 수미가 뜻을 모아 설립한 ‘다 찾아 흥신소’는 변호사 사무실 속 가장 눈에 띄면서도 가장 손님이 없는 곳이다. 그런 ‘다 찾아 흥신소’에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온다.

커다란 가방을 끌고 흥신소에 나타난 노인, 복남은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을 찾아 달라고 의뢰한다. 철중과 수미는 복남의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극의 바탕이 되는 형제복지원 사건은 집계된 공식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 대표적인 인권 유린 사건이다. 명확한 피해자가 존재하고 세상에 만행이 알려졌지만 가해자는 업무상 횡령 혐의 등만 인정되어 2년여의 징역만 선고받았다.

2018년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특수감금 혐의 무죄 판단에 대한 비상상고를 신청했으나, 2021년 3월 11일 약 2년 4개월 만에 대법원은 비상상고 기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과거사위를 통한 더욱 철저한 진상 규명을 기다리고 있다.

제작사인 지공연 협동조합은 ‘지속 가능한 공연을 위한 공연예술인 협동조합’으로 공연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견 연극인들이 모여 결성했다. ‘반성문, 살인 기억’ 역시 지공연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자 관록의 연극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이자 흥신소를 찾아온 손님 복남은 배우 맹봉학과 장용철이 분한다. 전직 경찰이자 흥신소 사장 철중 역에는 배우 김윤태와 박원진, 한때 사회를 고발했던 프리랜서 PD이자 현재는 흥신소의 정보통인 실장 수미 역에는 배우 김은현, 전서진, 권기대가 캐스팅됐다.

복지원의 관리자이자 철중과 수미가 의기투합하게 된 사건의 용의자 역할은 배우 손정욱이 1인 2역을 소화한다. 과거의 젊은 복남 역에는 배우 이종승, 복남의 아내 동숙 역은 배우 박리디아, 김루시아, 김효진이 맡는다. 복지원의 수감자 춘자 역에는 배우 차희와 박선옥, 수감자이자 피해자 소년은 임기현, 소녀는 박해란이 맡아 캐릭터를 한껏 살리며 관객을 웃고 울릴 것이다.

연극 ‘반성문, 살인 기억’은 5월 26일부터 6월 6일까지 혜화에 위치한 씨어터 쿰에서 공연된다. 5월 21일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