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따로 부른 아리랑…13일 남북통합문화포럼 주제발표

입력 2021-05-17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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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반도기를 들고 참가한 남북단일팀이 부른 아리랑은 같은 아리랑이 아니었다.

선율에 따라 남측 선수단과 관중들이 “청천하늘엔 별도 많고~”하며 후렴구를 부를 때,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은 “저기 저 산이 백두산이라지~”라고 다른 아리랑을 부르고 있었다. 또한 남북이 부르는 아리랑은 창법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노래 같은 느낌을 주었다. 2012년에는 남측이, 2014년에는 북측이 아리랑을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으로 각각 따로 등재한 바 있다.

민족의 정신과 생활의 정수인 민요. 그 중에서도 아리랑은 한민족의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민요이다.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해외 동포들에게 아리랑은 이름만으로도 가슴 뭉클한 민족 동질성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리랑은 분단 이후 남북에서 각각 위상과 역할이 달라져 왔다. 남한에서는 그저 대표적인 민요 중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는 반면, 북한에서의 아리랑은 항일혁명과 체제를 강조하면서 정치적, 사상적 메타포로 자리를 잡아나갔고 선전, 선동에 적극 활용되어 왔다. 이를 위해 사회주의 조선을 표현한 정치적 노랫말들이 들어간 새로운 아리랑들도 여럿 만들어졌다.

분단 76년이 지나면서 남북은 정치, 사회적 분단뿐만 아니라 문화적 이질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민족정서의 정수이며 같은 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 민요인 아리랑조차 이질화 되어 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 외에도 남북의 문화적 이질화는 언어, 전통문화, 예술장르, 생활양식, 사고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어 통일에 대비한 민족의 문화적 통합성 유지가 중요한 현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5월 13일 통일부 산하 남북통합문화센터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남북통합문화포럼의 주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 포럼에서 발제자인 경인교대 배인교 교수는 ‘아리랑 너마저’라는 함축적인 제시어로 발제했다. 특히 분단 이후 북한의 아리랑은 정치적 의미가 담긴 가사가 생겨나고 민성 창법이 부각되면서 남북한이 서로 다른 느낌의 아리랑이 되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배교수는 아리랑의 사례를 통해 남북한 문화적 이질화의 현황과 배경을 설명하면서 향후 통일시 정치적 통일뿐만 아니라, 남북 주민의 완전한 통일을 위한 문화적 통합성 유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배교수는 남북한 문화적 감성과 감수성을 통합해나가는 동상이몽(同牀異夢)이 아닌 이상동몽(異牀同夢)을 위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아리랑 너부터” 통합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이어 토론자로 참석한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과 이인정 국립통일교육원 교수는 배교수의 발제에 공감하면서 문화적 통합의 방안으로 각각 씨름과 태권도를 통한 남북 교류를 피력했다.

정 연구위원은 남북한이 통일준비와 연습을 위한 문화통합차원에서 아리랑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공동등재를 위해 남북이 만나는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면서, 2018년에 남북한의 씨름이 유네스코에 공동 등재된 경우를 예로 들었다. 남북한 공동등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등재 과정에서 남북한이 만나 소통, 이해, 합의를 진행했던 과정이며, 이처럼 통일을 준비하며 연습하는 경험이 쌓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북한 태권도선수단이 내한해 시범공연을 하고 남북한 태권도선수단이 해외 태권도 합동공연을 통해 남북한 스포츠 교류협력을 진행하는 것이 문화적 통합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을 개최한 남북통합문화센터는 탈북민의 남한 사회에의 순조로운 융화와 더불어 남북 주민간 공감과 소통, 문화적 통합성 유지를 위해 지난 해 5월 통일부가 건립했으며 13일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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