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B·2S 타율 0.455’ 감 잡은 이정후, 또다시 한 단계 위를 바라보다

입력 2021-05-17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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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더딘 출발을 보이던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가 본 궤도에 올랐다. 불리한 볼카운트까지 이겨내며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5월의 타격감이다. 이정후는 17일까지 5월 13경기에서 타율 0.500을 마크했다. 이 기간 11타점과 15득점을 올렸고, 3할에 미치지 못하던 시즌 타율도 어느새 0.350까지 끌어올렸다.

다소 미진했던 4월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이정후의 4월 성적은 타율 0.269, 12타점, 15득점이다. 다른 타자가 아니라 데뷔 후 줄곧 좋은 모습을 보인 이정후이기에 부족함이 느껴진 숫자였다.

중심타선에서 늘 해결능력을 보였던 이정후가 더디게 출발하자 키움의 공격도 꼬였다. 4월 한때 10위까지 추락해 굴욕의 시즌 출발을 보였던 키움이다.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와 주포 박병호의 침묵 등이 있었지만, 이정후의 부진도 적잖은 아쉬움이었다.

팀도, 개인도 반등이 간절했기에 5월 출발이 중요했다. 이정후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본격적으로 제 몫을 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정후의 타율이 올라가면서 팀 성적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키움은 5월 13경기에서 8승5패(승률 0.615)다.

소위 ‘평균’이 있는 이정후가 자신의 타율을 되찾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이정후에게는 이전보다 한 단계 발전한 부분이 보인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안타를 만드는 능력이다.

0B-2S 상황에 몰린 타자는 대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볼넷을 고를 여유 자체가 없고, 단 한 개의 공만으로도 삼진을 당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에 비슷하게 들어오는 공에도 거의 배트를 내야 하므로 삼진 확률이 높아진다.

지금의 이정후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안타를 만들 줄 안다. 17일까지 0B-2S 상황에서 11타수 5안타로 타율 0.455를 기록했다. 어떻게 해서든 안타로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지난해 이정후는 0B-2S 상황에서 27타수 7안타, 타율 0.259에 그쳤다.

이정후는 매 시즌 어떤 기록 부문에서든 자신의 이전 시즌 기록을 뛰어넘었다. 단순히 최다안타, 2루타, 홈런 등 눈에 보이는 지표뿐만이 아니다. 잠재력을 폭발시킨 그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 않는 기록에도 닿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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