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시대 연다”…사령관은 김동관

입력 2021-05-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7일 열린 한화 스페이스 허브와 KAIST의 우주연구센터 설립 협약식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대표이사, KAIST 이광형 총장, 한화시스템 김연철 대표이사, ㈜한화 김승모 대표이사(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한화 스페이스 허브, 카이스트와 우주연구센터 공동 설립

첫 연구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
김동관 사장, 우주산업 총괄…리더십·성과 기대
계열사 간 기술 컬래버를 통한 시너지 효과 주목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한화그룹의 우주산업 총괄 본부인 ‘스페이스 허브(Space Hub)’가 민간 우주시대를 여는 첫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한화는 17일 스페이스 허브가 카이스트(KAIST)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과 대학이 함께 만든 우주 분야 연구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한화는 KAIST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설립되는 연구센터에 100억 원을 투입한다.

첫 프로젝트는 ‘ISL’ 기술 개발

스페이스 허브와 KAIST의 첫 연구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ISL(Inter Satellite Links, 위성 간 통신 기술)’ 개발이다.

저궤도위성통신이란 지구상공 700∼2000km 저궤도(LEO : low earth orbit)에 다수의 위성을 배치해 지상에서 휴대단말기로 통신함으로써 세계 어디서나 이동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위성 간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받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기존의 정지궤도 위성과 달리, ISL 기술을 적용하면 여러 대의 위성이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ISL 프로젝트 개념도. 사진제공|한화


운항 중인 비행기와 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저궤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파가 닿지 않는 영역이 거의 없어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에서도 인터넷 공급이 가능해지는 등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벤처기업 스페이스X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 등도 ISL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는 다양한 우주 산업 중에서도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은 가장 빠른 투자 회수와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스페이스 허브와 카이스트가 공동 설립한 우주연구센터에서는 ISL 프로젝트와 더불어 민간 우주 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다양한 기술을 연구한다. 발사체 기술, 위성 자세 제어, 관측 기술, 우주 에너지 기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재 육성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KAIST 연구센터 측은 “단순한 산학 협력을 넘어선 실질적인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국내 우주 산업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관 사장



김동관 사장, 우주산업에서도 성과 기대

김동관 사장은 지난 3월 출범한 한화의 우주 사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허브의 선장이다.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쎄트렉아이 등 4개 회사가 ‘스페이스 허브’로 통합되어 있다.

김동관 사장은 스페이스허브를 출범하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 산업”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낸 바 있다.

이번 우주연구센터 설립은 스페이스 허브가 우주사업과 관련해 외부기관과 협력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산업 활성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페이스허브로 통합된 계열사의 기술 컬래버레이션과 그로 인해 발생할 시너지 효과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에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소형위성 설계 기술이 융합되는 식이다. 이런 협업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한 위성 통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국내 유일의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 기업인 쎄트렉아이의 무보수 등기 임원, 항공·방산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기 임원을 맡고 있다. 항공우주 업계에서는 쎄트렉아이의 기술력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금력, 김동관 사장이 앞서 태양광 사업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린다면 우주사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관 사장은 후계구도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우주 산업까지 본 궤도에 안착시킨다면 김동관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