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유 효과 입증한 ‘힐링승마’

입력 2021-05-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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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의료진을 대상으로 ‘힐링승마’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힐링승마는 말을 통해 심리를 치유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공헌 활동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소방관·방역직부터 코로나19 의료진까지

장애재활 넘어 심리 안정감에 도움
소방관 등 PTSD 감소 긍정적 효과
HETI 세계대회에서 연구결과 발표
말이 주는 힐링의 효과는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다. 승마는 기원전부터 장애재활 목적으로 활용됐고 현대에는 이를 학술적으로 정립하기 시작했다. 1980년 재활승마의 학문적 성과와 기법을 교류하는 세계재활승마연맹(HETI)이 설립되어 3년마다 세계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HETI에 속한 30개국 50여 단체가 교류, 협력, 교육, 연구개발 활동을 펼친다. 국내에서는 2개 단체(한국마사회, 대한재활승마협회)가 소속되어 있다.

재활승마의 최신 경향과 연구성과를 볼 수 있는 ‘제17회 HETI 세계대회’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6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와이든 더 스펙트럼’(Widen the Spectrum·스펙트럼의 확장)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HETI 세계대회에서는 기존 장애재활을 위한 재활승마의 범위를 일반인의 심리적 도움까지 확장하는 최근 경향을 소개한다.

아동 정신건강 및 놀이치료 전문가인 영국의 트레이시 파 톰슨은 6월 9일 총회에서 위기청소년 대상 말놀이 치료를 소개한다. 영국 노섬벌랜드에서 말 매개 치료센터 ‘턴 어바웃 페가수스’를 운영하는 트레이시는 말을 통해 입양가족, 중독치료, 대안학교지원 등의 치유 및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말을 통해 위기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성향을 개선하고 책임감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대한 연구 발표도 있다. 콜럼비아 의과대학의 유발 네리아 교수는 퇴역군인을 대상으로 연구 개발한 승마치료법의 효과와 매뉴얼을 발표한다. 이밖에 한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서 암환자, 퇴역여군, 소방관 및 방역직 종사자의 PTSD 관련 연구를 소개한다.

마사회, 사회공익 힐링승마 실시

국내에서도 말을 통한 심리치유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마사회는 2018 년부터 소방직 공무원 1000명을 대상으로 힐링승마를 시작했다. 이후 ‘사회공익 힐링승마’를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선정해 사회안전을 위해 고생하는 소방관, 교정직, 가축질병 방역직, 코로나의료진 등 공무직 종사자와 보호관찰청소년 등 약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가축 전염병 살처분 업무를 하면서 심리적 고통을 겪는 방역직 종사자 힐링승마는 연구 결과 참가자의 스트레스 감소, 정신건강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소방관의 PTSD감소, 보호관찰청소년의 공감수준능력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한국마사회 담당자는 “코로나19로 힐링승마 활동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지만 HETI 세계대회를 통해 한층 더 효과적인 힐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밖에 HETI2021 세계대회에서는 뇌성마비, 유방암 등 특정 질병에 대한 승마의 영향과 말 복지, 가상현실 등 말산업 전반의 토의와 발표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말산업 정보포털 호스피아 및 HETI 2021 SEOUL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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