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광고, 극장가도 ‘윤며들다’

입력 2021-06-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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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왼쪽)이 새롭게 화려한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1971년 ‘화녀’로 자신을 스크린에 등장시킨 김기영 감독의 1990년 미공개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를 7월 선보인다. 사진출처|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윤여정(왼쪽)이 새롭게 화려한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1971년 ‘화녀’로 자신을 스크린에 등장시킨 김기영 감독의 1990년 미공개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를 7월 선보인다. 사진출처|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사회문화 트렌드 이끄는 윤여정 신드롬

맥주·패션 등 광고 모델로 활약
다른 시니어 연기자에도 큰 영향
‘화녀’ 이어 ‘죽어도 좋은…’ 개봉
배우 윤여정(74)이 미국 아카데미 수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화려한 시대를 다시 한번 꽃피우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사회문화적 트렌드까지 이끌고 있다.

윤여정의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알려주는 가장 큰 가늠자는 광고 및 유통업계이다. 윤여정은 4월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이를 전후해 다양한 광고의 모델로 등장했다. 맥주·금융·정보통신·패션 등 브랜드 CF에서 특유의 직설적이면서 탈권위주의적인 모습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의 광고에는 그동안 주로 젊은 스타가 모델로 나서왔다는 점에서 윤여정의 힘을 확인시킨다.

이런 흐름은 또 다른 시니어 연기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최근 햇반컵반은 나문희(80)를 모델로 발탁했다. 그가 ‘거침없이 하이킥’을 비롯해 ‘수상한 그녀’ ‘아이 캔 스피크’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젊은 관객과 소통해온 점도 힘을 보탰다.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리더스코스메틱도 강부자(80)를 모델로 내세웠다. 이승기, 양세종 등 젊은 스타들을 기용해온 흐름에서 벗어나 강부자가 춤을 추며 랩을 하는 CF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윤여정에 스며들다’는 뜻의 ‘윤며들다’와 그의 직설적인 화법에서 따온 ‘휴먼여정체’ 등으로부터 시작된 윤여정에 대한 높은 관심은 그 또래 세대의 탈권위주의적 모습에 대한 젊은층의 환호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유행까지 만들어냈다.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할미룩(할머니 패션)’ 등 신조어가 이를 말해준다.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 등 광고 속 대사가 드러내는 당당함, 젊은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춤과 랩 등에도 거침없이 도전하는 열정 등이 윤여정 ‘신드롬’과도 맞물린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여정의 힘은 극장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미 1971년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겨준 스크린 데뷔작 ‘화녀’가 최근 재개봉한 데 이어 또 한 편의 주연작이 관객을 만난다. ‘화녀’의 영광을 함께한 김기영 감독의 미공개 유작(1990년)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가 7월 개봉한다. 두 여자의 욕망과 광기를 다룬 영화 속에서 윤여정은 악녀의 이미지를 내뿜는다.

윤여정은 4월26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고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저의 첫 감독이었다”면서 “저의 첫 영화를 만들었는데 여전히 살아계셨다면 수상을 기뻐하셨을 것이다”며 김 감독을 떠올리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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