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가 ‘바우’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돌아온 일지매’부터 ‘해를 품은 달’, ‘야경꾼 일지’, ‘해치’까지 ‘사극 장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일우다. 이번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극본 김지수 박철 연출 권석장, 약칭 ‘보쌈’)에서 생계형 보쌈꾼 바우 역할을 맡아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상남자 캐릭터로 돌아온 정일우는 거칠면서도 따뜻한 바우 매력을 그려내고 있다.
극 중 바우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주목받는다. 바우는 명문 양반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이이첨(이재용 분)의 역모에 휘말려 멸문지화를 당하고 홀로 빠져나와 생계형 보쌈꾼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수로 보쌈한 옹주 수경(권유리 분)과 지독한 인연으로 엮이고, 수경이 자신의 가문을 몰락시킨 이이첨의 며느리란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기도 했다.
30일 방송된 ‘보쌈’ 10회에서는 이이첨을 향한 바우의 분노와 수경을 향한 애틋한 감정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장면을 그려낸 정일우 열연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디어 만난 이이첨 앞에서 바우의 매서운 자태는 악의 축마저 단숨에 압도할 정도로 강렬했다. 정일우는 서슬 퍼런 눈빛과 분노에 찬 대사로 이이첨을 향한 바우의 적개심을 화면 밖으로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런가 하면, 위기 속 수경을 향한 로맨스는 절절하게 피어났다. 정일우는 뜨거운 눈빛과 가슴 시린 눈물 연기로 수경을 향한 바우 마음을 그려냈다.
정일우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바우 그 자체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깊은 눈빛에는 바우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아내며, 투박한 행동에는 바우의 거친 삶을 그려내며 캐릭터에 녹아 들었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정일우와 캐릭터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롯이 바우가 된 것이다.
‘보쌈’을 선택한 정일우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드러내며, 그에게 도전일 수도 있는 역할 ‘바우’ 역할을 위해 캐릭터 연구는 물론, 스타일링, 운동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에 회를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정일우 노력과 내공 흔적이 작품에 녹아든다. ‘바우’가 정일우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소속사 평가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