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23년까지 동행’ 정태욱, 또 다른 괴물의 향기가 난다

입력 2021-06-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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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욱은 한국축구의 차세대 중앙수비수로 평가받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미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그를 불러들여 수비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의 정태욱(24·대구FC)은 한국축구의 차세대 중앙수비수다. 단단한 체격을 자랑하는 장신(194㎝)으로, 특히 제공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온 정태욱을 향해 많은 축구인들은 “초대형 수비수가 탄생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면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뒤를 이을 제2의 괴물이 탄생한 듯하다. 기량도, 잠재력도 한국축구의 중앙수비수 계보를 이어가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김 감독도 오래 전부터 정태욱을 눈여겨봤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17세 이하(U-17) 및 U-20 대표팀,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을 거치며 착실히 성장한 그를 U-23 대표팀에 선발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 데려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당시 백업 수비수였던 정태욱은 조별리그와 16강전을 뛰며 AG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일찌감치 병역면제 혜택을 얻었으나, 김 감독은 올해 도쿄올림픽 때도 정태욱의 선발에 무게를 싣고 있다.

5월 31일부터 제주 서귀포에서 시작된 강화훈련에 참가할 선수 28명을 공개한 뒤 김 감독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포지션이 수비다. 왼쪽 풀백과 센터백이 특히 그렇다”고 꼬집었지만, 정태욱은 소속팀에서 제 몫을 해내는 몇 안 되는 선수라는 점에서 최종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태욱은 대구에서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2018년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첫 시즌 5경기 출전에 그친 뒤 이듬해 트레이드 형태로 대구 유니폼을 입었다. 대구에선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시즌 K리그1(1부) 27경기(1골)에 출전했고, 2020시즌에도 27경기(1골)를 뛰었다. 올 시즌에는 벌써 18경기를 소화하며 어시스트 2개를 기록 중이다.

대구로 트레이드된 직후만 해도 평가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신장만 큰 그저 그런 선수”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조광래 대구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다소 둔해 보이고 발이 느려 보이는 것은 체구가 커서이지 좋은 수비수의 선제조건인 스피드와 힘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정태욱은 편견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쉼 없는 개인훈련을 통해 발동작부터 바꿨다. 성큼성큼 달리던 기존의 움직임을 버리고 보폭을 최소화한 잰걸음을 장착해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대구도 일찌감치 재계약을 추진했다. 올해 초 2023년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올림픽은 누구나 꿈꾸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무대다. 욕심이 크다. 집중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도쿄올림픽에 서고 싶다”는 정태욱은 12일과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가나와 2차례 평가전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킬 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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