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커먼옥션 입장, 이유비 ‘저작권 무지’ 2번 죽였다 (종합)

입력 2021-06-03 2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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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善意)를 자랑하려다가 무지(無知)만 들통난 꼴이다. 저작권 침해 논란에 휩싸인 배우 이유비 이야기다.

앞서 이유비는 1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이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라고 적었다. 언뜻 선의를 알리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듯하다. 그럴듯하다. 하지만 실상은 무지가 부른 파국이다.

이유비가 그린 그림은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캐릭터(포켓몬스터 캐릭터 파이리·꼬북이)다. 엄연히 원작자가 존재하는 저작물이다. 개인 소장용이 아닌 경매 용품으로 ‘포켓몬스터’를 그린 그림을 내놨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원작자와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한 부분이라 법적으로 크게 문제다.

이 상황을 뒤늦게 안 소속사는 부랴부랴 공식 사과했다. 이유비 소속사 와이블룸 엔터테인먼트는 2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금일 보도된 이유비 저작권 침해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전한다. 이유비는 커먼옥션에서 자선 경매를 제안받고 ‘수익금 전액 기부’라는 취지와 의미에 공감해 그려 놓았던 그림을 기쁜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것이 저작권 침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많은 분에게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추후 포켓몬 코리아 의견을 수렴해 자선 경매의 진행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경매를 진행하려던 커먼옥션도 3일 공식입장을 내놨다. 커먼옥션은 “이유비 그림은 영리 목적이 아닌 개인 소장용 작품이었다. 해당 경매는 ‘가정의 달’을 맞아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미술품 경매로, 자선 경매 취지에 중점을 둔다. 평소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이유비에게 출품을 요청한 것”이라며 “자선 경매에 셀럽이 그림을 출품하게 되면 팬들은 셀럽과의 소통을 희망하는 마음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예술적인 가치보다는 셀럽과 팬이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의미 있는 일에 힘을 보태는 이벤트의 취지에 더욱 집중하다 보니 이러한 일이 발생된 듯하다”고 말했다.

커먼옥션은 “자선 경매는 진입 장벽이 높은 미술품을 다양한 목적과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진행한 경매다. 대중이 쉽고 흥미롭게 미술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저작권 논라에 대해서는 “해당 경매는 상업적인 목적이 전혀 아닌 수익금 100% 기부인 행사로 저작권 문제까지 고려하지 못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상황을 인지한 만큼 이유비 그림 출품을 취소하고, 앞으로는 저작권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행사 취지만 생각하고 저작물에 대한 인식 제고가 없었음을 인정했다.


이는 미술품 등을 주로 다루는 경매 주최 측이 저작권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좋은 마음으로 자선 경매에 그림을 출품한 이유비에게 따뜻한 시각을 부탁한다”고 행간을 읽지 못한 커먼옥션 역시 ‘저작권 무지’ 수준이다. 기부라는 좋은 뜻과 그 포장이 다른 누군가의 권리(저작권)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좋은 취지는 그냥 뜻이 좋은 것이지 엄연히 ‘이유비 이미지 포장’이라는 경제적 이점이 자리한다. 이를 잘 알기에 이유비도 인스타그램에 기부 참여 상황을 알렸다. 저작권 인식만 빼고. 결국 이번 논란은 저작권 인식 결여가 부른 파국이지, 좋은 뜻에서 비롯된 해프닝이 절대 아니다.




● 다음은 이유비 소속사 공식입장문

안녕하십니까 와이블룸 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금일 6월 2일(수) 보도된 이유비 씨 관련 공식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이유비 씨는 커먼옥션에서 자선 경매에 대한 제안을 받고 수익금 전액 기부라는 취지와 의미에 공감하여, 그려 놓았던 그림을 기쁜 마음으로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 것이 저작권 침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끼쳐드린 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추후 포켓몬 코리아의 의견을 수렴해 자선 경매의 진행 여부를 고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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