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은 선발투수로 등판한 6일 고척 SSG 랜더스전 5회를 마무리한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 한 야수에게 다가갔다. 이어 의기소침한 모습의 그를 다독여주며 “괜찮다”는 말을 전했다. 지난해 입단한 내야수 김병휘(20)였다.
2루수로 선발출장한 김병휘는 5회초 2사 후 SSG 박성한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지만, 어린 선수로서 실책이 마음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안우진은 누구보다 신인급 선수들이 느낄 1군의 중압감을 잘 아는 선수다. 자책하고 있는 후배가 그의 눈에 띄었고, 격려해주기 위해 먼저 다가갔다. 안우진은 경기 후 “나보다 어린 동생이어서 나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을 것 같았다. 자책을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다가가서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계속 ‘괜찮다’는 말을 해줬다”고 밝혔다.
1999년생인 안우진은 키움에서도 어린 축에 속한다. 히어로즈에 입단한 2018시즌부터 강속구 투수로 유명세를 타며 일찌감치 프로무대에 안착한 케이스다. 그런 안우진도 이제는 어엿한 선배다. 어린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는 키움이기에 그에게도 챙겨야 할 후배들이 제법 많아졌다.
안우진은 “이제 나도 1군에 동생들이 꽤 많더라. (김)병휘도, (김)휘집이도 모두 나보다 어리다. 휘집이는 요새 워낙 잘하지 않나. 오늘(6일)은 자기가 안타 한 개를 치겠다고 직접 말도 하더라. 동생들과 그런 얘기를 자주 나눈다”고 설명했다.
또래의 ‘선배’가 1군에 있다는 것은 이제 갓 프로 유니폼을 입은 후배들에게는 굉장한 행운이다. 젊음으로 무장한 키움 특유의 팀 색깔. 경험이 적은 선수들임에도 조직력을 빛낼 수 있는 이유는 이런 곳에 숨어있을지 모른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