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땜인가 불안 전조인가…곰 출몰했던 올림픽 첫 경기 소프트볼, 일본 첫 승

입력 2021-07-21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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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볼 대표팀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소프트볼 대표팀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3개 종목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으며 대회의 팡파르를 울리는 무대. 축제를 하루 앞두고 난데없이 곰이 출몰했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2020도쿄올림픽을 상징이라도 하는 듯한 사건. 액땜일까 불안의 전조일까. 일본이 13년 만에 올림픽에서 열린 소프트볼 첫 경기에서 찜찜함 속에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21일 일본 후쿠시마현 아즈마 스타디움에서 사전경기로 열린 도쿄올림픽 소프트볼 풀리그 첫 경기에서 호주를 8-1, 5회 콜드게임으로 꺾었다. 1-1로 맞선 3회 나이토 미노리, 4회 후지타 야마토가 연이어 2점포를 때려냈다. 선발투수 우에노 유키코는 4.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소프트볼은 야구와 마찬가지로 2008년 베이징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13년 만에 돌아온 대회에서 기분 좋게 승리를 챙기며 우승 레이스를 시작했다.

개최지는 후쿠시마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때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났던 곳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후쿠시마현 참사를 잘 극복했음을 만방에 알리고자 한다. 하지만 여전히 방사능 노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가득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불참을 선언한 국가도 있다.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 개막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에도 불안을 종식시키지 못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요약이라도 하는 듯한 불상사도 있었다.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은 20일 “아즈마 스타디움이 있는 종합운동공원 내 야외 박물관 인근에 곰이 출몰했다”고 보도했다. 야구장에선 1㎞ 정도 떨어진 곳. 다행히 인명은 물론 건물 등에도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순찰 중인 경비원이 1m 크기의 곰을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밤새 음악을 틀고 폭음을 울리는 등 주위를 수색했지만 발견에는 실패했다. AFP통신은 “일본에선 곰의 습격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고 보도했다.

곰의 출몰에도 경기는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다만 해프닝도 있었다. 스포니치아넥스는 21일 “전기 문제로 1회초에 스코어보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기를 준비하던 전날(20일)까지만 해도 제대로 작동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회 전 준비가 분주했던 영향인지 일반 경기에서 없던 해프닝이 이어졌다. 개막전답게 좌충우돌했다”고 평가했다.

소프트볼은 이번 대회 33개 정식종목 중 처음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개최국 일본을 포함해 미국, 호주, 이탈리아, 멕시코, 캐나다 등 6개국이 자웅을 겨룬다. 풀리그를 통해 상위 4개 팀을 가린 뒤 1·2위가 결승전, 3·4위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이다. 소프트볼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체제로 치러진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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