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부부’ 양재진 원장 “부부문제 다양한 해결책 제시…일종의 백신”

입력 2021-07-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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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SKY 예능프로그램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의 진행자인 방송인 홍진경·이용진·최화정·양재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방송인 안선영(왼쪽부터)이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녹화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

방영 1년 맞아 새 각오 다진 채널A·SKY 예능프로 ‘애로부부’

등장하는 이야기 100% 실제 사연
찐 리액션 위해 녹화전엔 비밀로
홍진경 “출연 후 내 일상도 변화”
최화정 “2030 후배들도 팬이래요”
“결혼에 관한 ‘오답노트’!”

채널A·SKY 예능프로그램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애로부부)는 지난 1년 동안 부부관계에 얽힌 가장 민감하면서 은밀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 왔다. 지난해 7월27일 첫 방송에서부터 “자극적”이라는 눈총 어린 시선이 쏟아진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맏언니’ 진행자 최화정은 이제 “주변에서 고민 상담을 할 정도로 확연한 변화를 느낀다”며 웃었다. 자연스럽게 매회 방송이 끝나자마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을 뜨겁게 달구는 ‘화력’도 체감하고 있다. 최화정은 “그야말로 핫(Hot)한 1년을 보냈다”며 기뻐했다.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스튜디오에서 최화정을 비롯해 홍진경·이용진·안선영·양재진 등 진행자들은 “부부관계의 명암을 솔직하게 드러내 어려움을 지혜롭게 헤쳐갈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애로부부’ 방송 1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찐 리액션’ 위해 사연도 숨긴다?
방송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100% 실제 사연”이다. 외도 후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아들에게 다시 접근한 비정한 아빠, 막 나가는 ‘상간녀’ 앞에서 결국 무릎까지 꿇은 아내 등 “차라리 드라마였으면 싶은” 사연도 부지기수다. 안선영은 “우리가 하도 욕을 해서 제작진이 진땀깨나 흘렸다”며 웃었다.

“제작진이 진행자들의 ‘찐 리액션’(진짜 반응)을 이끌어내려고 녹화 전에는 사연을 꽁꽁 감춰요. 현장에서 처음 마주한 각종 사연에 우리도 뒷목잡고 흥분해요. 시청자들이 ‘다 짜고 하는 거 아니야?’ 의심할 정도니까요.”

1년 전 “남편과 ‘쇼윈도’ 부부 직전인 ‘윈도 부부’까지 간 적도 있다”고 고백한 홍진경은 프로그램 덕분에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고 고백했다.

“전에는 남편의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어요. 이제는 내 남편이 이 험한 세상 속에서 ‘순한 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사이가 정말 좋아졌어요. 각양각색 사연을 접하고 나면 저절로 ‘남편한테 뜨끈한 밥이나 한 끼 차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익명의 시청자로부터 한밤중 자신의 SNS 다이렉트 메시지로 고민 상담까지 받은 적이 있다는 이용진은 “주변에서 ‘애로부부’에 대해 엄청나게 물어본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은 ‘실제로 일어난 일 맞느냐’ ‘결혼 무서워서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까지 받아요. 그럴 때마다 ‘저런 일이 자주 없으니까 방송에 나오는 거야’라고 답해줘요. 하하! 개인적으로는 세 아들을 키우는 동료 개그맨 정주리 부부를 꼭 초대하고 싶어요.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마음을 들려주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비혼 권장 아닌 ‘백신’”

최화정은 “‘애로부부’가 1년이나 이어갈 줄은 처음엔 몰랐다”며 깔깔 웃었다. “이게 가능해?”라고 깜짝 놀랐던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함께 하자고 제안해준 (홍)진경이에게 매일 밤 고마움을 느낄 정도”로 애정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여러 현장에서 만나는 20∼30대 후배들이 ‘애로부부’ 팬이래요. 현실감이 높아서 재미있다고 하네요. 간혹 ‘비혼 권장’이란 오해(?)도 사지만, 모든 부부가 다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열정이나 사랑만으로는 건강한 부부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뿐이죠. 내게 딱 맞는 짝을 찾고 싶다면 오히려 꼭 봐야 할 프로그램이에요.”

양재진 진병원 원장은 “이혼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사명감도 드러냈다.

“이혼은 극단적인 해결책이 아닌, 하나의 선택에 불과해요.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혼은 ‘결혼생활에 실패한 것’이라고 바라보는 인식이 있어요. ‘애로부부’를 통해 덜 불행하기 위해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를 보여줄 수 있어 기쁩니다. 다양한 해결책을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백신’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봐요.”

진행자들의 목표는 하나다. “2주년까지 가열차게 달리는 것”이다.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결제하는 돈이 아깝지 않은, 매회 눈을 뗄 수 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제 딸이 나중에 커서 결혼을 앞뒀을 때 꼭 보여주고 싶어요. 부부, 인간관계, 세상만사에 대해 공부하듯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니까요.”(홍진경)

‘애로부부’ 어록5

부부라면 꼭 명심해야 할 명언들이 있다.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출연자들의 주옥같은 조언이다. 건강한 부부관계를 위해 기본 마음가짐부터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한마디까지 모두 모았다.

“물, 단무지, 효도는 셀프! 내 부모 위한 효도를 상대방에 강요하지 마세요.”(방송인 안선영)
- 아내가 홀어머니에게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남편 시청자에게.

“‘손깍지’부터 ‘바람’입니다.”(안선영)
- 외도의 기준을 단숨에 정리한 명쾌한 ‘정답’.

“바람피우다 걸려서 지질하게 죽느니 조심하고 살아라, 개~나리 같은 놈들!”(김영옥)
- 방송에 등장한 수많은 외도 사연을 본 ‘욕쟁이 할매’의 촌철살인 한 마디!

“행복을 동그란 그릇이라 생각해요. 그 안에 돈이 70이면, 사랑과 건강은 30밖에 안 되잖아요. 세상에 돈보다 중요한 것들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방송인 현영)
- 경제적 고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들에 대한 ‘명품 조언’.

“이혼은 행복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덜 불행하려고 하는 것입니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진)
- 이혼에 대한 편견을 깨는 전문의의 진단.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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