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인기 종목 겹치기 중계…시청자 볼 권리 외면

입력 2021-08-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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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이 반환점을 돌면서 중계 경쟁에 나선 지상파 방송3사가 지나친 ‘겹치기 방송’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7월31일 오후 MBC(아래사진)를 비롯해 KBS 2TV·SBS가 모두 야구와 축구 경기를 중계했고, KBS 1TV에서 뒤늦게 여자배구 대표팀 조별리그 4차전(위쪽 사진)을 내보냈다. 사진출처|KBS·MBC

지상파 3사 ‘올림픽 중계방송’ 어땠나

야구·축구에만 집중된 편성에 불만
日 이긴 여자배구 케이블채널 중계
성차별 단어·반말 해설 등도 부적절
2020 도쿄올림픽이 후반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방송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인기 종목이나 메달 확보가 유력한 경기에만 집중하면서 이번에도 채널별 다양한 편성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일부 중계진의 과도한 감정 이입과 성 편견의 시선 등도 시청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청자 볼 권리도 배려하라”

7월31일 오후 7시 야구 대표팀이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이, 오후 7시40분 8강전 진출을 앞둔 여자배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조별리그 4차전을 치렀다. 이어 8시 8강전에 진출한 축구 남자대표팀이 멕시코와 맞붙었다. 세 경기 모두 시청자 관심을 끈 ‘빅 매치’였다.

하지만 KBS·MBC·SBS는 모두 야구와 축구 경기에 카메라를 비췄다. KBS 1TV는 야구 경기를, KBS 2TV·MBC·SBS는 축구 경기를 각각 중계했다. 여자배구 경기는 온라인과 일부 케이블 스포츠채널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그나마 KBS 1TV가 야구 중계방송 도중 여자배구 경기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온전한 중계는 아니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각 방송사나 채널별로 각기 다른 경기를 중계방송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SNS에서는 “여자배구는 찬밥이냐”는 등 주장이 이어졌다. 야구와 축구 대표팀이 각각 ‘강적’들에게 나란히 패하고, 여자배구 대표팀이 5세트 접전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평소 야구나 축구를 좋아한다는 시청자들은 “한일전 배구에 채널을 고정했다” “방송 3사가 (각 경기를)나눠서 중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 같은 중계방송 방식은 사실 이번 올림픽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방송사로서는 적지 않은 중계권료를 지불한 만큼 시청률 확보와 상업적 손익을 따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청자들은 “그럼에도 시청자의 볼 권리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지 않은가”라며 아쉬움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다양성을 담아내는 중계로”

개막일이었던 7월23일부터 잇따른 MBC의 부적절한 자막과 영상 사용이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각 방송사의 중계방송은 또 다른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대표 여자 선수들을 가리켜 “태극낭자” “얼음공주” 등 성 차별적 단어가 남발됐다. 또 대한민국의 상대팀에 대한 조롱 섞인 멘트도 아쉬움을 남겼다. 7월24일 양궁 혼성단체 결승전에서 네덜란드팀에 대해 “10점을 쏴도 못 이긴다”는 중계진의 발언이 시청자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시청자 시선에서 좀 더 쉽고 전문적인 해설을 내놓는 대신 전 국가대표 선수로서 후배들을 바라보는 듯한 일부 해설위원들의 반말과 과도한 감정이입도 입길에서 피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지적과 비판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각 방송사 제작진의 좀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멈추지 않는다. 한 방송관계자는 “스포츠경기 중계방송이 언제부터인가 다소 예능화한 측면이 있다. 또 다양성을 중시하는 최근 시청자 시선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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