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7득점 빅이닝! 한국, 이스라엘 꺾고 준결승행…대회 첫 콜드게임

입력 2021-08-02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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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벼랑 끝에서 살아나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한 번 달궈진 방망이의 힘을 앞세워 4강까지 올랐다. ‘김경문호’가 13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기까지 이제 두 걸음만을 남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도쿄올림픽은 5회 15점차, 7회 10점차 이상으로 벌어질 때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이번 대회 첫 콜드게임.


전날(1일) 9회초까지 1-3으로 끌려가던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9회말 3득점으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기세가 이어졌다. 마운드에 다소간 부하가 걸린 것은 아쉽지만, 가장 먼저 준결승에 오른 덕분에 3일 하루를 쉰 뒤 4일 오후 7시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더블 일리미네이션’이라는 복잡한 대회 규정 탓에 여전히 금메달부터 노메달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4일 4강전에서 승리한다면 당연히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다. 하지만 이날 무릎을 꿇더라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또 한번 결승 진출에 도전할 수 있다.


마운드부터 타선까지 모두 제 궤도에 올랐다. 이날 선발투수 김민우가 분위기를 잘 만들어준 영향이 컸다. 김민우는 특유의 각도 큰 포크볼과 커브 등을 섞어 4.1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대회 들어 ‘애니콜’ 역할을 수행 중인 조상우는 3-1로 쫓긴 5회초 2사 만루서 구원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위기를 지웠다.


타선은 장단 18안타에 4사구 5개를 묶어 11점을 뽑았다. 1번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박해민은 2타수 2안타 3볼넷 2타점 2득점의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그동안 슬럼프에 허덕이던 강백호도 2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반등을 알렸다. 오지환 역시 오프닝라운드에 이어 또 한번 이스라엘을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하며 ‘킬러’ 역할을 해냈다.


‘캡틴’ 김현수는 5회말 빅이닝을 완성하는 2점포를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2008베이징올림픽 당시 막내였던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선 주장을 맡았다. 전날 끝내기안타를 포함해 4안타 맹타를 휘둘렀던 김현수는 이날도 결정적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간판타자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스코어만큼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한국은 1회말 이정후의 희생플라이, 2회말 오지환의 2점포로 3-0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3회말과 4회말 선두타자 출루에도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결국 5회초 1사 후 김민우가 볼넷을 허용하자 조기 교체가 이뤄졌다. 여기서 최원준이 0.1이닝 4사구 3개로 흔들리며 스코어 3-1,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조상우가 급히 등판해 라이언 라반웨이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위기 뒤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5회말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만루 찬스를 잡았고, 황재균의 타구를 잡은 상대 1루수 대니 발렌시아의 송구 실책으로 7득점의 물꼬를 텄다. 뒤이어 박해민과 강백호의 연속 2타점 적시타에 김현수의 2점포까지 터지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한국은 7회말 2사 후 김현수의 2루타에 이은 김혜성의 적시타로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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