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민영 “불륜, 나라면 못해…송원 내가 봐도 싫어” (결사곡2)(종합)

입력 2021-08-13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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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과 불륜, 이해한다고?”
“실제 나라면 송원처럼 못해”
“‘결사곡’ 불륜 장려 아냐”
“불륜녀 연기, 망설이진 않았어요. 임성한 작가님의 6년만의 복귀작에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불륜녀 역할을 새롭게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다른 작품보다 고민하고 공부했죠”

배우 이민영이 데뷔 27년만에 인생작을 만났다.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에서 송원 역을 맡은 그는 외도마저 로맨스로 착각하게 만드는 차분한 연기로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받았다.

최근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결사곡2)가 종영했다. 매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던 ‘결사곡2’는 지난 8일 16.6%의 시청률로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4.9%라는 1회 시청률에 비해 대략 3배 정도 상승한 기록이었다. 여기에 임성한 작가가 최종회를 통해 시즌3를 깜짝 예고하면서 그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상황.

동아닷컴은 최근 이민영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시즌2 종영소감 및 연기 비하인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994년 MBC 2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민영은 특유의 청순한 외모와 차분한 목소리로 선역을 도맡아왔다. 그런 이민영이 그려낸 '송원'은 내연녀지만 어딘가 이해하고 싶게 만들었다. 물론 극 초반의 이야기다.


극중 송원은 부혜령(이가령 분)의 남편 판사현(성훈 분)과 하룻밤에 아이를 임신하고 결국 가정을 이루게 되는 인물. 10세 연하 판사현은 우연히 헬스장에서 처음 만난 송원에게 빠져들었다. 특히 판사현은 스쿼트를 하는 송원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큰 매력을 느꼈다는 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유머로 통한다. 이민영은 해당 장면을 가장 어려웠던 연기로 꼽았다.

"몸을 보여주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10살 어린 연하남이 반하도록 만드는 걸 표현하기도 힘들었죠. 작가님이 의도하신 대로 잘 나가는 10살 어린 변호사가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요. 부끄러우면서도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난임으로 전남편과 이혼의 아픔을 겪은 송원은 자기 주관이 뚜렷한 부혜령과는 달리 판사현을 극진히 보살핀다. 이런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송원에게 동정의 시선을, 부혜령에겐 '그러니까 남편이 바람 났지'라는 모진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시즌1 때 친구나 주변 분들이 '불륜이지만 그래도 너희 부부는 이해가 간다. 어느 정도 납득이 가. 사랑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희한한 반응이라 놀랐죠. 시즌2에서는 반응이 뒤집혔어요. '너무 뻔뻔한 거 아니냐. 집 나가는 척(판사현을 떠나는 척) 하더니 대체 언제 언제 나가냐'는 반응이었죠. 같은 송원을 연기했는데 극과 극 반응을 보여서 재밌고 신기했어요"

송원은 판사현의 행복을 위해 이별을 선언하지만 판사현의 적극적인 구애로 결국 마음을 돌렸다. 즉 자신의 사랑을 지킨 대신 부혜령의 가정을 파탄낸 주범이다. 부혜령은 처음 본 내연녀의 실체에 분을 이기지 못하고 판사현의 따귀를 날려버린다. 이를 본 송원은 상상 속에서 "이러니까 나한테 끌렸죠"라고 발악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 누구보다 상대를 위하는 척 하지만 결국 자신의 불륜을 합리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송원의 본심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1부터 부혜령을 만나게 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긴장해왔어요.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폭발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이 드라마에서 시청자 분들이 가장 기다렸을 포인트라 생각했어요"


송원은 판사현을 위하는 척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관계를 이어간다. 송원을 연기하며 배우 본인의 가치관과 괴리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저라면 송원처럼 헬스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조차 못해볼 거 같아요. 아는 지인이라 한들 집으로 들어오라 해서 술을 마시고 가라 하는 것도 제 가치관에선 신기한 일들이죠. 송원의 캐릭터를 100%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대한 송원의 입장이 돼서 이해하려 했어요. 제가 어떤 배역을 맡든 100% 그 사람이 될 수 없어서 괴리감은 있어요"

송원은 시청자들이 꼽은 가장 얄미운 외도 상대다. 이민영 역시 송원을 가장 얄미운 외도 상대방으로 꼽았다.

"남자 분들은 아주 다 별로였어요. 우열을 가릴 수 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너무 얄미워요. 남자들은 그렇게 헌신했던 부인을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버리고 철저히 좋은 남편인 것처럼 하는 걸 보면서 싫었어요. 남녀 통틀어서는 송원이 가장 싫어요. 착하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한테 상처를 준 인물이에요"

끝으로 이민영은 시청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불륜을 소재로 쓴 '결사곡'은 '불륜하라'가 아니라 불륜하지 말라'는 작품이에요. 불륜은 서로의 인격과 가정을 파괴하는 일이에요. 이 작품을 통해 '누구를 만나든 적극적으로 상대를 대해햐 한다'고 깨달았어요. 가장 소중한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고 관계를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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