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나경복 에이스의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다

입력 2021-08-22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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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나경복(27)이 대한민국 남자배구 에이스의 계보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그는 2015~2016시즌 남자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은 뒤 신인왕에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중단된 2019~2020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20~202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하며 배짱을 키우고 시야를 넓히더니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압도적인 지지로 MVP가 됐다. 남은 것은 챔피언결정전 MVP뿐이다.


6시즌동안 꾸준히 기량발전을 거듭해온 그는 자유계약선수(FA)로 우리카드에 잔류해서도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을 보였다. 21일 끝난 OK금융그룹과 도드람컵 결승전에서도 고비마다 해결능력이 뽐냈다. 일주일 사이 5경기를 치르면서 한 차례도 쉬지 못해 체력은 떨어졌지만 상대의 빈 코트를 노릴 줄 아는 센스와 힘 조절, 고비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런 나경복이지만 신영철 감독은 여전히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MVP 수상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을 찾았을 때도 “(상대 블로킹을)보고 때려라”며 애정이 담긴 짤막한 주문을 한 뒤 자리를 비워줬다. 신 감독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잔류를 결정한 나경복은 “우승은 항상 기쁘다. 교체선수가 없어 모두가 지쳤을 텐데도 다 같이 힘을 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1세트는 잘 안 풀렸고 세터 하승우가 다른 루트를 이용하면서 기회가 적었다. 2세트부터는 이기기 위해 내가 반드시 점수를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어떻게든 득점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타 구단 관계자들은 나경복의 안정감을 많이 거론했다. 이전까지는 경기 혹은 세트마다 들쭉날쭉 했지만 지금은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필요한 역할을 해낸다. 나경복은 “연차가 낮을 때는 스스로 불안해 중요할 때 범실이 많았다. 그래서 ‘안 되더라도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집중했다”고 성장의 비결을 밝혔다.

앞으로의 과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MVP가 될 것이다. 나경복은 “MVP에 목을 매면 아쉬운 경기를 할 수 있다. 상에 의미를 두기보다 팀 우승에 목표를 두고 싶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쳐 새로운 시즌에는 모두가 우승을 위해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MVP 상금(300만원)은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는데 쓸 것”이라는 나경복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선배들을 보면서 지금도 많이 배운다. 보완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말했던 ‘보고 때려라’가 무슨 의미인지 잘 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보다 팀이 많이 변한 것은 큰 경기를 해본 경험과 자신감이다. 이 부분이 이번 대회에 큰 보탬이 됐다. 지난 시즌 도중 부상을 당했고, 그 전 시즌엔 대표팀 차출로 풀 시즌을 뛰어본 적이 없다. 다가올 시즌에는 부상 없이 전 경기를 소화하고 수비도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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