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뎁스’ 증명한 LG 이재원, “홈런인 줄 알고 손 약간 들었는데…”

입력 2021-08-26 22: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이재원. 스포츠동아DB

대타성공률 1위 팀의 뎁스가 증명된 승부였다.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와 순위를 건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사흘 만에 2위를 되찾았다. 이재원(22)이 추격하고 이형종(32)이 점수를 벌렸기에 더욱 값졌다.

LG는 26일 잠실 삼성전에서 4-3으로 승리하며 2연패 탈출, 2위를 탈환했다. 4연승으로 상승궤도에 올라탔던 삼성의 흐름을 꺾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LG로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 류지현 감독은 4.1이닝 1실점을 기록 중이던 선발투수 임찬규를 일찌감치 내리는 승부수를 뒀다. 불펜진이 남은 4.2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아서며 작전은 주효했다.

타선에서는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작은 이재원이었다. LG는 이날 중견수 이천웅~우익수 홍창기를 선발로 투입했다. 하지만 이천웅은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LG 벤치는 6회초 수비에 앞서 이재원을 우익수로 대수비 투입하며 홍창기를 중견수로 이동시켰다. 최근 슬럼프가 이어지고 있는 이천웅을 대신해 홍창기가 외야 가운데를 지키는 선택.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에 올 시즌 11경기서 타율 0.297, 2홈런을 기록한 거포 유망주 이재원의 방망이를 믿겠다는 뜻이 더해졌다.

이재원은 기대에 부응했다. 0-2로 뒤진 6회말 2사 1·2루 첫 타석에서 데이비드 뷰캐넌의 초구를 받아쳐 우측 안타를 때려냈다. 이재원의 적시타로 흐름을 탄 LG는 후속 이영빈의 볼넷에 홍창기의 적시타를 더해 2-2 균형을 맞췄다. 7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폭투를 틈 타 3-2 역전까지 성공했다.

리드를 벌린 것도 벤치 멤버였다. 앞서 이틀 연속 9회의 기적으로 분위기를 달군 삼성은 1점차로 뒤진 8회말 우규민을 투입했다. 1점 승부를 이어간다면 9회초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LG 벤치 멤버들이 그 흐름에 찬물을 뿌렸다. 시작은 이재원의 2루타, 홈런성 타구였지만 펜스 최상단을 맞고 떨어졌다. 이어 LG 벤치는 구본혁 타석에서 대타 이형종을 투입했다. 이형종은 볼카운트 2B-1S에서 우규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4-2로 리드가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이 강민호에게 솔로포를 내줬음을 감안하면 이형종의 적시타가 더욱 값졌다. LG는 올 시즌 대타성공률 0.291로 1위였다. 대타 작전의 어려움과 하위권 두 팀이 1할대를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뎁스의 힘을 알 수 있다.

이재원은 “두 번째 타석은 홈런인 줄 알고 손을 들었다. 잠실이 넓다는 걸 처음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첫 타석에선 어떻게든 짜내서라도 살아나기만 하자고 생각했다. 막내들이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문)보경이, (이)영빈이 나까지 셋이 으싸으싸 하자고 얘기했다. (홍)창기 형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활력을 더하고, 팀에 피해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