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쯔위 팬클럽 이름 바꿔라”…중국 연예계 통제 한류전선 비상

입력 2021-09-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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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쯔위. 스포츠동아DB

탈세 정솽 539억 벌금…자오웨이 출연작 삭제
갈수록 엄격해지는 규제…한류에도 큰 영향
한류팬 1000만명↓ “한한령 완화 쉽지 않아”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의 중국 웨이보 팬클럽은 최근 명칭을 바꾸라는 웨이보의 통보를 받았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중국판에 출연한 연기자 정솽(정상)은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2억9900만위안(539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영화 ‘적벽대전’ 시리즈와 드라마 ‘황제의 딸’ 등으로 낯익은 자오웨이(조미)도 엇비슷한 의혹으로 온라인에서 출연작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사진을 찍은 연기자 장저한(장철한)도 연예계에서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중국의 방송을 관리·감독·규제하는 광전총국이 2일 심상찮은 조치를 내놨다. 이날 신화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앞으로 “정치적 소양과 도덕적 품행, 사회적 평가 등을 기준으로 방송과 인터넷 시청 플랫폼의 출연자를 선정하라”고 현장에 통보했다. 또 “불법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단호히 배제”하도록 했다. 최근 중국 일부 연예인들의 상황은 결국 현지 당국이 빼든 엄격한 규제의 칼날 위에 서 있었던 셈이다.

이에 중국 한류에도 일정한 영향이 미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드라마와 영화, 대중음악 등 콘텐츠는 1990년대 말 이후 꾸준히 현지 인기를 모아왔다. 하지만 2016년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해 한국 콘텐츠 유통 등을 규제하려는 중국 측의 ‘한한령’ 조치로 열기는 사그라졌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올해 3월 내놓은 ‘2020 한류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한류 팬은 1000만명이나 줄어들었다. 미주 및 유럽 지역에서 팬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 상황은 지난해 7월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대규모 프로모션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다.

그럼에도 중국 사정에 정통한 한류 관계자는 당시 ”기대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탓도 있지만 현지 한류 관련업계나 관계자들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2일 이 관계자는 “해외 문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면서 “자국 콘텐츠를 보호하고 확장하려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한준욱 중국 충칭 통신원은 한한령 이후 “중국인들이 접하는 한국드라마 가운데 정식 판권을 수입해 합법적으로 방영되는 경우는 없다”면서 현지의 드라마 제작 능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다시 시작될 한중 문화교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중국 상황과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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