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역을 맡은 신민아가 겉은 새침해 보이지만 속은 따듯하고 여린 ‘겉바속촉’ 매력으로 공진 마을에서 변화해 가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사람들에게 조금씩 호의를 베푸는 것은 물론, 불편한 관계에서도 유연한 대처를 보이며 훈훈함을 자아낸다.
지난 방송에서 성현(이상이 분)이 대학시절 혜진을 떠올리며 “가끔 생각했어. 여전히 종종거리며 뛰어다니진 않는지. 아직도 잠이 모자라는 건 아닌지. 바빠서 끼니를 거르진 않는지”라고 말한 것처럼, 혜진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늘 치열하게 살아왔고, 늘 자신만을 돌보기에도 바빴던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혜진에게 공진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은 불편했고, 두식(김선호 분)의 오지랖은 이상해 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공진 마을의 분위기에 차츰차츰 스며들어 내재되어 있던 따듯한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혜진의 변화는 안방극장을 무장해제 시키고 있다.
먼저 감리(김영옥 분)가 치과에 두고 간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감리의 집에 들른 혜진은 멋대로 빨래를 돕게 만든 두식을 째려 보다 가도 “이거 뭐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라고 물으며 옷까지 갈아입고 누구보다 열심히 빨래를 하는 모습은 감리를 흐뭇하게 만들며 이전 보다 더 감리와 친밀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남숙(차청화 분)이 길가에서 현금거래를 하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하고, 피싱범이 도망치자 앞뒤 상황을 재지 않고 일단 전력 질주를 해 피싱범을 잡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사건 직전 윤치과 손님들에게 불법 치기공사를 소개해 치과 진료에 차질을 빚게 만든 범인이 남숙이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지만, 이때만큼은 감정을 접어두고 남숙을 돕는 혜진의 대담하고 걸크러시한 매력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 화정(이봉련 분)을 통해 남숙의 숨겨진 사연을 들은 혜진은 “병원으로 오시던가요. 그 야매가 제대로 붙였는지 확인은 해야 될 거 아녜요”라며 남숙에게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이는 돈만 벌면 서울로 돌아갈 생각을 하던 공진의 이방인 혜진이 마을의 일원으로 뿌리를 내려가는 모습이었다.
혜진의 ‘겉바속촉’ 매력은 두식에게도 향하며 로맨스를 짙게 만들었다. 비를 맞고 몸살에 걸린 데다 보이스피싱범을 잡다가 팔을 다친 그의 집에 찾아가 극진히 간호를 해준 것. “특별 왕진 나왔어”라며 구급상자까지 들고 두식의 집을 찾은 혜진은 “제발 가”라는 두식의 말에도 “아플 때 혼자 있음 서러워. 누구나 다 아는 걸 홍반장만 몰라?”라는 말과 함께 엉성한 솜씨로 손수 죽까지 차려주며 마음을 썼다.
이처럼 혜진은 원래 타인을 향한 따듯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매달 꽤 많은 돈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기후원을 하기도 하고, “내가 알던 혜진이랑 똑같아. 여기 개원한 것도 그렇고 욕심 안 부리고 진짜 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려온 거잖아. 서울이랑 지방 의료 격차가 심하다던데, 혜진이 너 다워”라고 한 성현의 말처럼 원래부터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까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에 각박한 도시의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오며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는 방법을 잊고 살았던 혜진이 공진이라는 오지랖 넓은 마을에 내려와 회가 거듭될수록 자신의 따듯한 내면을 선보이며 변화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는 현실 공감 캐릭터 ‘혜진’의 변화를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는 신민아를 향한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신민아가 출연하는 tvN ‘갯마을 차차차’는 매주 토, 일 밤 9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