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태양’ 기획부장 “남궁민, 한지혁 그 자체…기대 이상”

입력 2021-09-20 14:2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화제의 중심에 선 MBC 첫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극본 박석호 / 연출 김성용) 기획부장이 드라마 비하인드를 전했다.

‘검은 태양’은 김성용 감독의 세련된 연출과 MBC 드라마극본공모 수상작다운 박석호 작가의 탄탄한 대본, 남궁민의 흡입력 있는 연기까지 3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호평 받고 있다. ‘검은 태양’을 기획하고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MBC 드라마본부 홍석우 부장에게 ‘검은 태양’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전했다.

홍 부장은 첫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작품을 선보이기 전부터 자신감이 있었던 이유를 표했다. “‘검은 태양’ 작품 퀄리티에 대한 자신은 있었어요. 이미 OTT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정보기관을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가 소비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특히,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군사적인 특수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처럼 정보기관의 활약이 중요한 나라는 없는 데, 이런 상황을 담은 첩보물이 한동안 안방극장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죠. 그래서 한국형 첩보물의 정통을 이으면서도 요즘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드라마를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분명히 시청자들에게 통할 거라는 자신도 있었구요.”

하지만 그에게도 걱정은 있었다. “전작이 없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조금 낯선 시간인 금토 밤 10시 첫 주자라는 점은 부담은 되었습니다. 여기에 다소 무거운 이야기의 질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 노심초사하며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기다렸었죠. 다행히 이렇게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격스럽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고, 볼거리도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라 분명히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검은 태양’은 ‘나쁜 형사’ 이후 MBC가 3년 만에 19금으로 편성된 드라마다. 다만 ‘나쁜 형사’는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형사가 이를 외면하고 응징을 한다는 설정이 19금의 이유였지만, 이에 반해 ‘검은 태양’은 표현이 매우 리얼해 다소 수위가 높았다. 또 범죄 집단에 대한 표현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일부 장면은 불편하다는 시청자의 의견도 있었다. 19금으로 편성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혹시 ‘나쁜 형사’처럼 전편 19금으로 제작할 계획인지 물었다.

“19금이라는 등급과 수위로 주목받고 싶은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다만 다뤄지는 소재와 에피소드들을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게 최대한 현실적으로 구현하고 싶었죠. 표현 수위 자체가 캐릭터의 설득력과 이야기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요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를 양보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후 방송될 회차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표현의 수위를 고려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시청등급도 15세와 19금을 넘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경찰관을 살해하고 경찰서를 습격하는 등 파격적인 장면과 해당 범죄 집단의 표현에 대해서도 그는 “해당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마약 사건 등 실제 벌어졌던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표현한 것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검은 태양’에 등장하는 화양파를 비롯한 범죄집단들은 모두 픽션입니다. 따라서 특정 국가나 집단이 아닌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적 범죄집단을 대표하는 극적 설정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유 있는 19금 선택이지만 시청자층 확대에는 유리하진 않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지상파는 물론, 종편, 케이블 등 드라마 제작진 모두가 시청률에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기획할 땐 늘 가장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죠. 하지만, 그런 계산법이 ‘검은 태양’에는 오히려 작품의 방향성과 완성도를 흐트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본질은 좋은 작품을 선보이면 많은 시청자분들이 선택하실 거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검은 태양’은 OTT 플랫폼 웨이브와도 현명한 상생의 방법을 찾았다. 분량 및 수위상 TV에서 선보일 수 없는 장면을 포함한 무삭제판을 웨이브를 통해 서비스하는 것. “우리 시청자들은 이미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접하는 데 능숙하며, 교차 시청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합니다. 본방송을 통해 보고 싶으신 분은 당연히 저희 채널을 선택하실 것이고, 다시 보기나 몰아보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또 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시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작품의 완성도이고, 저나 제작진 모두 이것을 최우선 고려요소로 드라마 제작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방송 첫 주 이후 ‘검은 태양’ 남궁민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에 비해 박하선, 김지은, 장영남 등 기대를 모았던 여성 배우들의 분량이 너무 적지 않았냐는 시청자 의견에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에 걸맞게 남궁민은 한지혁의 혼란스럽고 날카로운 심리는 물론, 외형적인 면에서도 ‘압도적인 능력의 살수’라는 한지혁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냈습니다. 기대했었지만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남궁민이 곧 한지혁 그 자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여성 캐릭터의 분량에 대해서도 “아직 드라마가 초반인터라 한지혁에 비해 다른 캐릭터의 분량이 적다고 여기실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한지혁을 둘러싼 인물들의 비밀이 드러나고 그들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표현되며 이야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드라마의 중요한 키를 쥔 박하선의 서수연 캐릭터, 현장 요원으로 성장해 가는 김지은의 유제이 캐릭터와 그리고 흔치 않은 여성 차장으로서 카리스마를 보여줄 장영남의 도진숙 캐릭터 등 오히려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뒤로 갈수록 빛날 예정이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검은 태양’은 방송 전부터 드라마 제작 간 국정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이에 홍 부장은 “국정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로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국정원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고 특히 복장, 말투, 건물 구조 등등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생한 드라마를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을 주신 국정원 측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홍석우 부장은 시청자들과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한 예비 시청자들을 위해 드라마에 대한 관전 포인트도 잊지 않았다. “‘검은 태양’은 회차별로 범죄 스릴러, 첩보액션 등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제작진 사이에서도 각자 최애 회차가 갈릴 정도로 다양한 면모를 가진 드라마죠. 여기에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인 한지혁의 히어로적인 활약상이 화려한 액션과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계속 펼쳐질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박하선, 김지은은 물론, 중,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들의 활약상을 보는 것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국가 안보 상황을 반영한 드라마인만큼 실제 사건이 연상되는 에피소드들도 계속 다뤄질 예정이라 실제 사건과 드라마 속 에피소드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청자께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검은 태양’은 국정원 자체를 조명한 이야기지만 넓게 보면 조직과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개인에게 조직은, 조직에게 개인은 어떤 존재와 의미인지 이야기 속 여러 인물 군상과 상황들을 통해 계속 질문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시청자께 울림을 남겨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 드라마가 될 수 있으면 합니다.”

MBC 첫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은 박석호 작가의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수상작으로, 일 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검은 태양’은 오는 금요일(24일) 밤 10시에 3회가 방송되며,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wavve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