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봄 여름 두산 겨울…완연한 그들의 계절, 한껏 즐기는 ‘팀 베어스’

입력 2021-09-22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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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NC에 8-0으로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10년대 이후 KBO리그의 4계절은 봄~여름~두산~겨울이다. 15경기 11승1패3무. 두산 베어스는 다시 돌아온 자신들의 계절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

두산은 2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8-0으로 이겨 5연승을 완성했다. 최근 15경기 11승1패3무의 무서운 상승세다.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시작된 6연승(1무)의 흐름은 14일 잠실 KT 위즈전 3-4 패배로 끊겼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였다. 두산은 15일 KT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다시 5연승(2무)으로 기세를 올렸다.

시작부터 2사 후 집중력이 돋보이는 두산다운 경기였다. 두산은 1회말 2사 2루에서 김재환의 볼넷에 양석환 박계범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2-0으로 달아났다. 3회말에는 박건우의 안타에 김재환의 2루타로 한 점 더 보탰고, 1사 후 박계범의 안타로 만든 1·3루 찬스에선 허경민이 좌월 3점포를 때려냈다. 스코어 6-0을 만드는 시즌 5호 아치. 여기에 4회말 1사 후 김재환의 우월 솔로포까지 터지며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도 완벽에 가까웠다. 선발투수 워커 로켓은 6이닝 7안타 1볼넷 10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9승(8패)째를 따냈다.

이러한 상승세가 투타 밸런스 없이 완성될 수는 없다. 같은 기간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ERA) 2.47, 팀 타율 0.297에 달한다. 모두 1위다. 팀 홈런도 17개로 평균을 훌쩍 웃돌지만, 이보다는 고비마다 터지는 베테랑들의 한 방이 더욱 값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달라진 건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은 뒤 “4번타자인 (김)재환이를 비롯한 중심타선이 잘 치고 있다. 선발들도 잘 던지고, 불펜에서 (홍)건희나 (김)강률이 앞에서 힘으로 밀어붙일 선수가 필요한데 (이)영하가 해주고 있다”고 선수들 면면을 차례로 칭찬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김재환은 “후반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가….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 스스로가 찾아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누구 한 명이 잘하는 게 아니라, 경기에 나서는 모두가 잘해야 한다. 지금 상승세도 선수들이 워낙 열심히 잘하고 있어 가능하다. 나만 잘하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승세가 시작되기 전인 9월 4일 대구 삼성전까지, 두산은 승률 0.462로 공동 7위까지 처졌다.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 없이 7위를 나눠가지던 상황, 5위보다 9위가 더 가까웠다. 하지만 15경기의 드라마를 앞세워 4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승률도 0.514. 불과 보름여 만에 승패마진 10을 벌었고 승률 5푼을 끌어올렸다. 잠시간의 연승 후유증이 찾아오더라도 벌어둔 승리가 많기 때문에 쉽사리 무너지진 않을 전망이다.

‘팀 베어스’에게 정규시즌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그래서 지금의 상승세가 더욱 무섭다. 완연한 가을, 두산은 그들의 계절을 오롯이 즐기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두산의 미러클, 그 시작이 심상치 않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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