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현장] 투자와 노력·변화 의지가 빚은 차이…서울, 슈퍼매치 균형을 깨다

입력 2021-09-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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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후반전에 서울 조영욱이 선취골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무렵이면 그라운드는 더 후끈해진다. 우승 다툼, 6강 싸움, 잔류경쟁이 맞물려 흥미진진하다. 라이벌전은 훨씬 그렇다. 평소보다 주목도가 올라가고 긴장감은 배가된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2라운드 슈퍼매치는 성적만 놓고 보면 매력적이진 않았다. 홈팀은 불안한 6위를 지켰고, 원정팀은 강등권에 처져 있었다.
최근 수년간 계속 하향세를 그려온 터라 두 팀의 현재 순위는 낯설지 않았지만, 이런 현실이 아이러니하게도 흥미요소로 작용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 팀의 격차는 승점 9. 수원이 이기면 6강 싸움이 수월해지고, 서울이 이기면 잔류경쟁의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앞두고 안익수 서울 감독은 “선의의 경쟁 속에 긍정 스토리를 구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박건하 수원 감독은 “더 강하게 부딪히고 모든 걸 쏟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그래도 벤치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안 감독은 여유로웠고, 박 감독은 평소보다 긴장한 듯한 인상이었다. 최근의 상반된 경기력 때문이었다. 안 감독이 부임한 뒤 서울은 3경기 무패(1승2무), 수원은 강원FC를 꺾기까지 10경기 무승이었다.

여기에 두 팀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공격진 보강에 치중해 스쿼드 불균형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따랐으나 서울은 2차례의 이적시장을 대충 흘려보내지 않았다. 가능한 선에서 투자를 단행한 반면 수원은 언제나 그랬듯이 보강 없이 끝냈다.

게다가 궁지에 몰린 하위팀의 절박함도 무시할 수 없었다. 6강이 자존심이라면, 생존은 확실한 동기부여다.

역시나 서울이 더 강하게 나왔다. 빠른 템포로 촘촘하게 라인을 형성한 서울이 초반부터 수원을 압박했다. 그리고 후반 들어 결실을 맺었다. 후반 18분 조영욱이 코너킥 상황에서 연결된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했고, 후반 40분 나상호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0 승전가를 불렀다. 수원과 시즌 전적에서 2승1패, 통산 전적에서 37승24무34패로 우위를 이어간 서울은 8승9무14패, 승점 33으로 1부 잔류 가능성을 좀더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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