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섞인 전북·울산 출신들…우승경쟁 향한 수원FC의 복잡한 감정 [현장리포트]

입력 2021-11-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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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FC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수원FC가 전북을 상대로 3-2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마음은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은데….”

K리그1(1부)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가벼운 미소를 보였다. 리그 5연패를 노리는 전북 현대의 전진에 찬물을 끼얹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다. 전북 김상식 감독과 두터운 친분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한다.

전북과 울산 현대가 경합하는 ‘왕좌의 게임’에 영향을 줄 시나리오는 하나였다.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6라운드에서 수원FC가 전북을 이기는 것이 유일했다. 수원FC는 34라운드에서 울산에 2-3으로 졌다. 35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북에 패한 울산이 까먹은 승점 3을 만회해주면, 우승경쟁에는 다시 불꽃이 튈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의 친정이 울산이다. 지도자 커리어도 울산에서 시작했고, 유스팀 감독과 코치, 디렉터를 거쳤다. 이어 2019년 11월 수원FC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김호곤 수원FC 단장도 2010년대 초반 울산의 전성기를 이끈 정통 ‘울산 맨’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또 있다. 전북을 통해 K리그에 안착한 라스와 무릴로는 현재 수원FC의 핵심 공격진이다. 반대로 박주호, 이영재, 정재용 등은 울산에서 뛰었다. 전북과 울산을 향한 감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누가 우승하든 관심 없다”면서도 “독주보다는 여러 팀이 우승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로 친정을 돕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시즌 우위(1승2무)를 꼭 지켜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시즌 내내 전북에 강했던 수원FC는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전반 19분 이영재의 페널티킥(PK) 선제골에 전반 29분 라스의 추가골을 묶어 경기를 주도했고, 정재용의 짜릿한 결승골로 또다시 전북을 3-2로 잡았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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