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 오열+진심…최재구가 만든 레전드 (풍류대장) [TV북마크]

입력 2021-12-01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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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장인 최재구가 반전의 무대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약칭 ‘풍류대장’) 9회는 세미파이널 진출권을 두고 4라운드 사생결단 라이벌 매치가 펼쳐졌다. 소리꾼들은 그동안의 음악적 색깔과 완전히 다른 변신을 꾀했다.

자신의 다이어트 실패기를 유쾌하게 담은 ‘살이 차오른다, 가자’로 1라운드 화제의 주인공인 최재구. 그동안 노라조의 ‘사이다’, 리쌍의 ‘광대’로 콘셉트가 명확하고 재밌는 퍼포먼스로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번엔 할머니에게 배운 장구를 들고 나왔다. 4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어렵게 자란 최재구는 병상에 있는 할머니가 쾌유하길 바라며 애창곡인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변주했다. 할머니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이 담긴 무대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적은 “사실 이런 무대를 심사하는 게 무의미하다”라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무대”라고 칭찬했다. 우영은 이적이 1라운드에서 최재구에게 했던 말을 회상했다. “사람을 이 정도로 마음대로 웃긴 사람은 언젠간 마음대로 울릴 수 있다”라는 이적의 심사평과 함께 “선물 받는 무대라고 생각하고 봤다”라고 말했다.

소리꾼들이 득음을 위해 떠나는 산 공부. 최재구는 “풍족하면 산 공부도 돈 걱정 없이 하는데 할머니께서는 제 산 공부를 10번 정도 따라오셔서 밥도 하고 청소도 하며 수고롭게 뒷바라지를 하셨다”라고 미안해 했다. 솔라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간신히 감정을 추스른 후 “죄송했다. 눈물을 참고하셨는데 제가 운 게 죄송하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최재구는 ‘풍류대장’의 또 다른 독보적 캐릭터인 윤대만과 대결했다. 윤대만은 그동안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확 바꿔 경기민요 ‘태평가’와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를 섞어 위로의 음악을 선물했다. 윤대만을 제치고 세미파이널로 진출한 최재구는 “아무것도 없는 손자 열심히 키워줘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온도는 정미조의 ‘개여울’과 남도민요 ‘자진육자배기’를 결합해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여인의 절절한 감정을 표현했다. 그동안 K-POP 위주의 트렌디한 무대를 보여줬던 온도는 국악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심사위원들의 지난 라운드 지적을 뒤엎는 반전의 무대를 보여줬다.

이적은 “뺨을 맞은 기분”이라면서 담백한 가요 창법으로 시작해 한맺힌 판소리 창법으로 변화한 온도의 보컬 김아영의 능수능란한 가창을 칭찬했다. 온도는 국악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온도는 앞서 박정현, 김연아, 정재일의 ‘대한이 살아있다’를 보여줬던 ‘정가’ 해음을 꺾고 세미파이널에 올라갔다.

절친이자 나란히 3라운드 톱10에 올랐던 강태관과 김준수가 맞붙는 빅매치가 벌어졌다. 두 사람 모두 임재범 곡을 선곡하며 ‘임재범 매치’를 벌였다. 강태관은 ‘그대는 어디에’, 김준수는 ‘살아야지’를 골랐다. 앞서 기타와 꽹과리 연주로 안방극장을 뒤집었던 강태관은 이번엔 아쟁을 연주하며 애절함을 극대화했다. 국립창극단 소속인 김준수는 자신의 장기를 완벽히 발휘했다. ‘심청가’ 중 부인을 잃은 심봉사의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성시경은 “미친 사람 같았다”라면서 최고의 칭찬을 한 후 몰입감 높은 무대를 보여준 김준수의 연기를 높이 샀다. 강태관이 탈락하고 김준수가 세미파이널 진출권을 획득했다.

밴드의 대결로 주목받은 소리맵시와 음유사인. ‘비글 밴드’ 소리맵시는 UV의 ‘이태원 프리덤’과 ‘심청가’를 매시업했다. 이들은 파워풀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디스코 국악 크로스오버 장르를 만들었다. ‘리듬천재’ 음유사인은 도시아이들의 ‘달빛 창가에서’와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을’을 섞어 경쾌한 리듬으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했다. 박칼린으로부터 ‘사기캐’라는 의미의 칭찬을 들으며, 소리맵시를 제치고 세미파이널에 안착했다.

도시와 촘촘, 최여완이 맞붙은 소리꾼 세 팀의 대결은 심사위원들은 혼란에 빠뜨렸다. 도시는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를 선곡했다. 이들은 거문고를 그동안의 주법과 달리 세워서 연주한 파격적인 시도를 꾀했다. 최여완은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전자음악의 몽환적 사운드와 정가를 결합해 귀호강 힐링을 안겼다. 촘촘은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를 시그니처인 몽환적 사운드에 정가 창법을 깜짝 결합했다. 그동안 판소리 창법을 보여줬던 보컬 권아신의 변신에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칭찬했다. 도시와 최여완이 탈락, 촘촘이 세미파이널에 진출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잔인한 대진표가 등장했다. 3라운드에서 함께 심금을 울렸던 김주리와 RC9(얼씨구)는 라이벌 매치에서 다시 만났다. 폭풍 성량의 보컬 대결이 기대됐다. RC9는 정경화의 ‘나에게로의 초대’에 ‘계면가락도드리’를 결합해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김종진은 “보컬의 폭풍성량에 밀리는 게 일반적인데 밴드가 뒤로 밀리지 않았다”라면서 “대체 이 팀 뭡니까?”라고 극찬했다. 극찬을 받은 RC9에 맞선 김주리가 랩을 연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두 팀의 흥미진진한 결과는 10회에서 공개된다.

라이벌 매치가 이어지는 10회는 우승후보 AUX(억스)와 서도밴드가 데스매치를 벌인다. 김종진이 “대진을 잘못 짠 것 같다”라며 후회하는 모습, 전현무마저 “어떻게 해야할지 상의를 해야겠다”라며 당황하는 초유의 사태가 예고됐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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