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신경전, 대전하나의 승격도 강원의 잔류도 애절하다 [현장리포트]

입력 2021-1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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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오징어 게임’이 막을 올렸다. K리그1(1부) 잔류에 사활을 건 최용수 감독의 강원FC와 K리그2(2부)를 벗어나려는 이민성 감독의 대전하나시티즌이 8일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펼쳤다.

모두에게 애절하고 절실한 승부였다. 특히 1차전 승리가 중요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승강 PO 결과를 돌아보면, 1차전 패배 후 2차전에서 흐름을 뒤집어 최종 승자가 된 사례는 없었다.

딱히 유·불리를 꼽기는 어려웠다. 저마다 긍정 요소도 있었고, 고충도 겪었다. 1차전 홈팀인 대전하나는 안방 프리미엄을 누렸으나 긴 실전공백이 걱정스러웠다. K리그1 파이널B(7~12위)로 내려앉은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달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출전하면서 K리그1이 이달 5일에야 종료된 여파다.

10월 정규리그를 끝낸 대전하나는 지난달 7일 FC안양과 K리그2 PO 이후 한 달간 쉬어야 했다. 짧은 휴식 후 거제도로 단기 전지훈련을 다녀왔고, 틈틈이 연습경기로 손발을 맞췄어도 긴장감 가득한 승강 PO를 앞두고 경기 리듬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강원은 최 감독이 소방수로 부임해 얼마간 안정을 찾았지만, K리그1에서 긴 시즌을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다. 더욱이 역대 승강 PO에서 웃은 쪽은 대개 K리그2 팀(5회)이었다. 치열한 자체 PO를 뚫은 K리그2 최종 2위에 비해 아무래도 K리그1 11위는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외 신경전이 대단했다. 2차례 월드컵(1998년 프랑스, 2002년 한국·일본)에서 한솥밥을 먹은 양 팀 사령탑들의 기 싸움은 기본이었다. 최 감독이 “기필코 강등을 피할 것”이라고 하자,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한·일전에서 최 감독의 도움으로 결승골을 넣은 기억을 떠올린 이 감독은 “이번에도 좋은 어시스트를 주실 것”이라고 맞받았다.


구단 차원의 마케팅 대결 또한 흥미로웠다. 대전하나가 1차전 E석 입장권을 유례없는 1111원에 판매하자,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을 앞둔 강원은 ‘K리그1 잔류 시 입장권 전액 환불’을 약속했다. 입장수익을 포기할 만큼 간절하다는 얘기다.

이게 다가 아니다. 대전하나는 강릉 원정을 앞당겨 떠나려고 했으나, 차고 넘치는 강릉 일대의 훈련장이 전부 증발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훈련장이 닫혔다는 회신만 받고는 쓴웃음을 짓고 있다. 강원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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