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명단 데드라인 끝…LG·NC 머리싸움은 끝났다, 공은 삼성·두산에

입력 2021-12-2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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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박건우, 사진제공 | LG 트윈스·NC 다이노스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은 전력보강이라는 단기적 효과를 안겨주는 동시에 내부자원 유출이라는 고민을 안긴다.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뒤 만개해 FA 권리를 행사한 사례까지 있으니 알짜배기 자원을 묶는 것은 프런트의 역량을 판단하는 중요 지표다.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보호선수 명단이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에 넘어갔다. 이제부터는 치열한 머리싸움이 시작된다.

LG는 14일 삼성 소속이던 박해민(4년 총액 60억 원)을 영입했고, 같은 날 NC는 두산 소속이던 박건우(6년 총액 100억 원)를 품었다. 두 선수 모두 FA A등급이다. 전년도 연봉의 200%에 20인 보호선수 명단 외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새 팀이 원 소속팀에 내줘야 한다. KBO는 16일 이들의 FA 계약을 공시했으며, 19일까지가 보호선수 명단 통보 데드라인이었다. 이제 두산과 삼성은 22일까지 보상을 택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LG는 차명석 단장 부임 이후 잠실(1군) 전력만큼이나 이천(2군) 전력을 살찌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카우트와 육성의 힘으로 올해도 숱한 유망주들이 1·2군에서 활약했다. 자연히 보호선수 명단 20인이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전략을 잘 짜더라도 즉시전력감과 유망주 모두를 묶을 수는 없다. 삼성으로선 팀의 방향성에 따라 원하는 카드를 품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LG 젊은 투수들의 ‘뎁스’가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히기에 유망주를 수혈하는 경우부터, 당장 박해민의 이적으로 휑해진 외야를 보강할 가능성까지 있다.

반면 두산으로선 선택지가 넓지 않은 분위기다. NC 역시 공격적 스카우트와 육성으로 숱한 유망주들을 보유한 팀이다. 다만 군 보류선수 명단에 적잖은 전력들이 포함돼있다. NC는 2021년에만 9명을 군 보류로 전환했다. 3월 투수 최성영 배재환, 포수 김형준, 외야수 김성욱이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고 이달 초 내야수 최정원, 투수 배민서가 뒤를 이었다. 투수 이승헌과 소이현, 외야수 박시원도 시즌 막판 입대했다. 여기에 2군 타격왕 서호철 등 올 가을 상무 전역자들도 아직 군 보류선수 명단에 있다. 이들 중 절반 가까운 자원은 20인 외로 풀릴 경우 두산이 군침을 흘릴 만한 카드라는 평가다. 리빌딩 체제에서 적극적으로 ‘군 테크’에 나선 결과가 보상선수 전략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만들었다.

2021년 연봉은 박해민이 3억8000만 원, 박건우가 4억8000만 원이었다. 삼성은 7억6000만 원에 21번째 선수를 더하거나 11억4000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두산도 9억6000만 원에 보상선수 1명 또는 14억4000만 원을 받게 된다. 영입팀의 머리싸움은 끝났다. 이제 원 소속팀으로 공이 넘어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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