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마지막 관문(중국) 넘었다

입력 2021-12-23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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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관련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SK하이닉스는 22일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대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90억 달러(약 10조 7325억 원)에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 글로벌 2위로 부상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을 기다려 왔다. 경쟁 당국 기업결합 승인 심사 대상 8개국 가운데 승인이 나지 않은 곳은 중국뿐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심사 승인이 불발되거나 장기간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실리를 택하면서 조건부 최종 승인을 내렸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시장총국)은 22일 사이트에 게재한 공지문을 통해 “우리는 SK하이닉스가 제출한 반독점(합병 승인) 심사 요청을 접수했고, 심사를 거쳐 ‘제한적 조항’을 부가하는 조건하에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제한적 조항에는 ▲불합리한 가격으로 중국 시장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없는 원칙으로 중국 시장에 모든 제품을 공급한다 ▲중국 내 고객들이 SK하이닉스나 관련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 ▲제3 경쟁자들이 해당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통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 자리로 올라서게 됐다. 기존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1위는 삼성전자(34.5%), 2위는 일본 키옥시아(19.3%)였다. 3위였던 SK하이닉스(13.5%)는 6위 인텔(5.9%)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면서 키옥시아를 앞서게 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53.9%로, 국내 반도체 업계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과반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핵심 역할

SK하이닉스가 미중 갈등 리스크의 우려를 씻고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측면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중국 반독점 심사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연내 적기 승인을 위해 중국 현지 정·재계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그동안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남경포럼 등을 매년 개최하고, 보아오포럼에도 오랜 기간 참여하면서 중국 정부는 물론 정·재계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최 회장은 앞서 2017년 일본 키옥시아 지분 투자에 대한 중국 승인 심사 때도 직접 중국을 방문해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투자 필요성을 역설했고 결국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낸 바 있다. 최 회장이 9월 중국사업총괄로 기용한 서진우 부회장도 SK와 중국 당국간 중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정호 부회장도 강점을 가진 M&A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번 M&A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당국의 심사 승인을 환영한다”면서 “남은 인수 절차를 잘 진행해 회사의 낸드와 SS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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