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긴박감 더하려 득점 상황 거짓으로 짜깁기”

입력 2021-12-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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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연예인들의 축구 도전기를 다른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일부 시합 내용을 편집 조작해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방송된 시합 장면에서 이현이가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등을 제작진이 순서를 바꿨고, 이를 중계하는 방송인 이수근·배성재(위쪽부터 시계방향)이 조작에 가담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사진|SBS

■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편집 조작 논란 일파만파

실제 5:0 스코어, 방송선 4:3으로
배성재 등 출연자들 모른 채 조작
제작진 사과…시청자들 “폐지를”
파죽지세였던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이 ‘편집 조작’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제작진이 여성 연예인들의 축구 대결을 펼치는 과정 일부를 편집 조작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시합 과정이 핵심인 스포츠 소재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사였다며 프로그램 폐지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은 22일 이현이·송해나 등이 소속된 모델팀 ‘FC구척장신’과 송소희·황소윤 등이 소속된 ‘FC원더우먼’의 시합이 방영된 이후 불거졌다. 방송에서는 전반전에서 4대3을 기록하는 등 치열하게 다투다 후반 6대3으로 ‘FC구척장신’이 승리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감독들의 앉은 위치, 출연자들의 제스처 등이 장면마다 다르다면서 시합이 시간흐름 순서대로 담기지 않았다는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방송은 전반에서 ‘FC구척장신’이 5대0으로 앞서나갔으나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 중간 스코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24일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었다”고 의혹을 인정했다. 이어 “경기 결과 및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내용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면서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이며, 이번 일로 예능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보다 스포츠의 진정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사과했다.

제작진의 사과에도 시청자의 날선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대중에 낯선 여자축구를 조명하면서 ‘스포츠 정신’을 강조해왔던 프로그램이어서 더욱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이 같은 조작은 시합을 중계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배성재 등 출연자들도 모른 채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를 키웠다.

배성재는 최근 개인 SNS 방송을 통해 “제작진이 종종 멘트 녹음을 부탁했는데 언제 한 경기인지는 모르고 기계적으로 읽었다. 그 멘트가 편집 조작에 사용될 줄은 몰랐다”면서 “해당 시합이 6대3으로 끝난 것은 맞지만, (조작이)충격적이고 부끄럽다”고 해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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