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홍명보 품으로…울산에서 백의종군 ‘임박’

입력 2022-01-07 13: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한국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베테랑 토종 스트라이커 박주영(37)이 마침내 새 행선지를 찾았다. K리그1(1부) 울산 현대와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K리그 복수의 관계자들은 7일 “박주영이 울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구단과 선수의 입장은 (입단으로) 정리됐다.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박주영은 울산에서 2022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울산 김광국 대표이사도 “‘K리그 상징’과 같은 박주영과 입단 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으나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인정했다. 이미 조건에 대한 기본 협의는 끝난 가운데 홍명보 감독(53)이 최종적으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면 금세 상황이 정리될 수 있다. 늦어도 이번 주 내로 대부분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인데, 공식 입단 발표는 미국에서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박주영의 자가 격리가 끝난 뒤 이뤄진다.

선수가 먼저 울산에 의지를 전했다. 현재 협상 중인 외국인 공격수, 장신 골잡이 오세훈(23)과 함께 호흡을 맞출 3번째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던 홍 감독은 현역 선수로 뛰고 싶은 애제자의 뜻을 충분히 존중했다.

다만 조건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전 소속 팀인 서울과 같은 수준을 원한다면 입단 협상은 무리였다. 그러나 이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홍 감독이 팀 내 최저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박주영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구단에 금전적 조건을 백지 위임하겠다는 뜻을 전할 정도로 백의종군 의지가 강했다.

홍 감독과 박주영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동메달 신화를 쓴 2012런던올림픽이 결정적이었다. 선수가 병역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홍 감독은 과감히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했고, “선수가 만약 군대에 가지 않는다면 내가 대신 입대 한다”는 뼈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스승이 보낸 무한신뢰에 박주영은 춤을 췄다. 배수의 진을 친 올림픽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며 시상대에 우뚝 섰다. 둘의 인연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해 프로 데뷔한 박주영은 2008년 AS모나코(프랑스)를 통해 유럽에 진출했고, 아스널(잉글랜드)~셀타 비고(스페인)~왓포드(잉글랜드)~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을 거쳐 2015년 친정으로 복귀해 지난해까지 뛰었다. 11시즌 간 서울 유니폼을 입은 그는 K리그 통산 314경기에서 90골·32도움을 올렸다.

2021년 12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서울과 박주영의 입장이 엇갈렸다. 구단은 유스팀 지도자를 제안했고, 선수는 현역 의지가 강했다. 결국 3차례 미팅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별하기로 했다.

당초 박주영의 고향 연고 팀인 대구FC와 K리그1에 극적으로 잔류한 최용수 감독의 강원FC 등이 후보 행선지로 거론됐으나 최종 기착지는 울산이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