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정용진 발 ‘멸공’…정치권까지 이슈

입력 2022-01-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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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불러온 ‘멸공’ 논란이 대선을 앞둔 정치권으로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정 부회장과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노빠꾸’ 케이크,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달걀, 파, 멸치, 콩이라는 해시태그가 눈에 띈다(왼쪽부터). 사진출처 l 정용진·윤석열 인스타그램

정용진 부회장이 쏘아올린 ‘멸공’ 논란

정부 대중정책 비판기사 캡처 게시
정용진 “중국에 관심無…오해말라”
“검찰에 통신조회 당해” 내역 공개
윤석열 등 멸치+콩 사진 올려 가세
민주당 “中 관련 기업에 영향” 비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자를 멸한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피코크 잭슨피자 게시물에서 시작된 “공산당이 싫어요” 발언 이래로, 국민교육헌장 인용, 노 백(No Back, 물러나지 않고 돌진한다)을 의미하는 “노빠꾸” 멘트로 관심을 끌더니 이제는 정치권으로까지 퍼지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멸공’ 선봉에 선 용진이형


정 부회장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라는 멘트와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렸는데, 이를 인스타그램 측이 삭제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측이 시스템 오류였다고 해명하고, 삭제 게시물이 6일 오후 다시 노출되면서 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항의의 표현으로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이것도 지워라, 이것도 폭력 조장이냐는 해시태그와 함께 ‘안하무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게시했다. 정부의 대중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 게시물이 중국을 자극할 수 있고 그룹의 중국 사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의식한 듯 7일 시진핑 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게시글을 삭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북한이 동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기사를 캡처하면서 “내 멸공은 중국보다는 우리 위에 사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고 했다. 이어 “괜히 나랑 중국을 연결시키려 하지마라. 난 그쪽에 관심 없다. 멸공은 가까운 데 있다고 배웠다”며 “캡처 기사에 중국 지도자 얼굴이 들어가 있는지도 몰랐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과 11월 검찰로부터 두 차례 통신조회를 당한 내역을 알렸다. 정 부회장이 공개한 ‘통신자료 제공내역 확인서’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6월 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요청에 따라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가입일, 해지일 등 정 부회장 통신정보를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8일에는 인천지방검찰청 요청에 따라 정 부회장의 통신 정보를 건넸다.

전기통신사업법 83조는 법원, 검사 또는 수사관서의 장,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서를 요청하는 경우에 통신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진행 중인 재판 없고, 형의 집행 없고, 별다른 수사 중인 건이 없다면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내 통신내역을 털었다는 얘긴데”라고 썼다.


●정치권 이슈로 번진 ‘멸공’

이런 상황에서 8일에는 정 부회장의 멸공이 정치권 이슈로 넘어왔다.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놓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난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에 정 부회장이 조 전 장관의 멘트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리스펙’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본래는 존경한다는 의미지만 사실상 조롱의 의미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의 멘트에 언급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8일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본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수 멸치와 약콩을 든 사진을 달걀, 파, 멸치, 콩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렸다. 이에 윤 후보가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샀다는 점에 착안해 이른바 멸공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니냐라는 해석과 함께, 달걀과 파에서 파생되는 달파라는 용어는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달을 활용해 친문 세력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와 정 부회장이 정부의 방역패스에 대한 거부감을 교감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목인 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의 대형마트 출입을 금지하면서 유통업계의 반발과 우려가 커진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도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과 함께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약콩, 자유시간 그리고 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라며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 밖에 없을 텐데. 멸공! 자유!”라고 썼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정 부회장을 향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세계는 앞으로 중국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본인의 그런 한 마디가 중국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기업과 종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라”고 했다. 또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멸공과 좌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윤석열이 멸치콩을 들었기에 나는 왼손에 파를 들었다. 좌파”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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