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도깨비 깃발’ 권상우 “아들 한마디에 여기까지 왔죠” [인터뷰]

입력 2022-01-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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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수컴퍼니

내일 개봉 ‘해적:도깨비 깃발’ 권상우

데뷔 21년 만에 첫 사극·악역 맡아
해적영화 재밌다는 아들 말에 도전
그동안 해왔던 맨몸 액션과는 달라
화려한 검술신에 다양한 부상 겪어
든든한 가족들 응원 덕에 촬영 마쳐
치렁치렁 긴 머리에 덥수룩한 턱수염…

배우 권상우(46)가 데뷔 21년 만에 ‘낯선 얼굴’로 관객과 만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제작 어뉴·오스카10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사극과 악역에 도전했다. “2시간을 넘도록 분장을 해본 경험”도,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도 모두 새롭다.

자신도 놀랄 정도의 극적인 이미지 변신이다. 분장한 외모도 그렇지만, ‘정의롭지 않은’ 모습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 KBS 2TV ‘추리의 여왕’(2017) 등 히트작에서 줄곧 “정의”를 외치는 캐릭터만 소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권상우는 “이게 다 아들 룩희(14)의 말 한마디로 시작된 일”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들이 먼저 ‘해적’ 재밌다고 추천”

영화는 왕실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에 모인 고려 제일 해적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권상우는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 역을 맡았다. ‘해적’ 한효주, 의적단 두목 역의 강하늘과 대립한다.

“사극과 악역은 처음이었지만 고민을 오래 하지는 않았어요. 2015년 ‘탐정:더 비기닝’으로 만난 김정훈 감독과 신뢰가 두터웠고, 시나리오가 머릿속으로 쫙 그려졌거든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막상 해보니 재미있던데요? 분장팀 스태프들로부터 ‘이렇게 얌전히 분장 받는 배우는 처음’이라는 칭찬까지 받았답니다.”

아내 손태영(42)과 큰아들 룩희 군은 “든든한 응원군”이다. 아들이 먼저 스펙터클한 바다 모험 이야기를 추천했다.

“아들이 요즘 사춘기여서 뭘 물어도 대답이 길지 않아요.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문자메시지로 ‘아빠, 이 영화 재미있어’라며 ‘해적’을 추천해줬어요. 저한테 크게 와 닿았죠. 영화 출연 제안에 아내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라고 독려해줬어요. 가족들이 많은 지지를 해줘서 용기 낼 수 있었습니다.”


●“액션 촬영하다 아킬레스건 부상도”

권상우와 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액션이다. ‘말죽거리 잔혹사’로 뭇 남성들의 우상으로 우뚝 선 이후 꾸준히 액션 장르를 해왔다. 이번에도 화려한 검술 액션을 선보인다. 그동안 해온 ‘맨몸 액션’과는 달라 “처음에는 애를 먹었다”고 회상했다.

“촬영하다 뼈가 보일 만큼 손가락 살점이 떨어져 나가 급히 꿰맨 적도 있고, (강)하늘이와 액션 연기를 하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깁스를 한 채 촬영하기도 했어요. 부상만 아니었으면 더 화끈한 액션을 보여드렸을 텐데 아쉽죠. 요즘에도 일주일에 4일 정도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몸 관리를 해요. 언제 어떻게 몸을 쓸지 모르니까 준비해둬야죠.”

배우로서는 “부지런함이 경쟁력”이라 말할 정도로 작품에 몰입하지만, 촬영을 끝내면 “평범한 아빠”로 돌아온다. 미국에서 지내는 가족들을 위해 지난해 자가격리만 4번이나 했다. 가족 이야기에 금세 애틋한 표정을 짓는, 못 말리는 ‘팔불출 아빠’다.

“솔직히 저는 엄한 아빠예요. 그래도 아들의 관심사를 두루 챙겨보려고 하죠. 아들은 가수 지드래곤을 제일 좋아합니다. 언젠가 장난삼아 ‘만나게 해줄까?’ 했더니 시시하단 표정으로 ‘아빠가?’라고 되묻더라고요. 하하하! 그래도 배우인 아빠를 조금은 뿌듯해하는 것 같기도 해요. 얘기하다 보니 가족들이 또 보고 싶네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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