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 종목에 걸쳐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최민정(24·성남시청)은 올림픽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안겨줄 후보로 거론됐다. 비록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 종목에선 실격 처리됐지만, 당시 금메달을 따냈던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게 간발의 차로 뒤진 2위로 골인했을 정도로 경쟁력을 보여줬기에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기대를 모은 것은 당연했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동반 출전한 이유빈(연세대)은 5일 예선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홀로 예선을 통과한 최민정은 7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벌어진 준준결선 3조 1번 레인에서 힘차게 출발했다.
폰타나에 이어 2위로 출발한 최민정은 2바퀴를 남긴 상황까지 순조롭게 순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5일 2000m 혼성계주에서 박장혁(스포츠토토)에게 불어 닥쳤던 악재가 최민정마저 울렸다.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얼음에 걸려 넘어졌다. 대부분의 빙질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최민정이라 더 충격적이었다.
단시간에 끝나는 500m의 특성상 만회할 기회는 없었다. 1분04초939. 조 4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레이스를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최민정은 “결과가 아쉽다.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넘어졌다. 빙질에는 크게 이상이 없지만, 다시 점검을 해봐야 할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기대가 컸다. 결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히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여자 1000m와 1500m, 3000m 계주가 남아있기에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그는 “속도나 컨디션은 크게 이상이 없다”며 “아직 경기가 남았으니 동료들과 함께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