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분노케 한 중국산 편파판정, 긴급기자회견장 공기도 무거웠다 [강산 기자의 여기는 베이징]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홍근 선수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윤홍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은 8일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진행한 긴급 기자회견 내내 강한 어조로 격정을 토로했다. 전날(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한 데 따른 분노였다.

한국 선수단은 전날 경기 후 종목 관계자를 통해 심판진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제소할 계획이다. 이번 사안을 가볍게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윤 단장은 “IOC 위원인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과 유승민 위원을 통해 직접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며 “바흐 위원장을 만나면 다시는 부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하게 요청하겠다. 또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 CAS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를 넘는 편파판정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2000m 혼성계주와 7일 남자 1000m의 두 종목에서 중국에만 유리한 편파판정은 도를 넘어섰다. 이에 윤 단장은 “스포츠에선 페어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겠다.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제스포츠계의 윤리를 강조하겠다. 상황을 더 지켜보며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ISU 국제심판이자 대표팀 지원단장인 최용구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도 “남은 종목에서 또 불이익이 생길까 염려해 강경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솔트레이크시티대회(2002년·남자 1500m)에서 김동성이 실격을 당한 사건 이후 쇼트트랙은 비디오판독제도를 도입했다. 현장에 8개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해 오심을 줄이고자 최대한 노력한다”면서도 “최종 결정은 심판장이 한다. 그 결정사항을 막을 수는 없다. ‘심판도 사람인데’라고 하지만, 오심도 한 번 이상이면 그것은 고의적”이라고 아쉬워했다.

선수단 철수 및 종목 보이콧은 없다. 윤 단장은 “대한체육회를 통해, SNS를 통해 선수단을 철수시키라는 요구가 쇄도했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선 그것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오랫동안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한 뒤 더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돕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