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찾기’ 바빴던 일본 취재진도 감동한 국경초월 우정 [강산 기자의 비하인드 베이징]

입력 2022-02-14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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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KBS 해설위원이 13일 베이징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벌어진 여자 500m 레이스가 끝난 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빙속여제’ 이상화(33·KBS 해설위원)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국내는 물론 일본 취재진에게도 인기가 높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36·일본)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스토리, 36초36의 여자 500m 세계기록 보유자라는 타이틀은 일본 취재진이 끊임없이 그를 찾게 만드는 요소다.

일본은 평창에 이어 이 종목 2연패에 도전한 고다이라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을 담당하는 일본 취재진은 늘 고다이라의 훈련 일정을 꼼꼼히 확인하며 베이징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장시간 대기했다. 그 와중에 한국 취재진을 보면 “이상화가 고다이라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곤 했다.

여자 500m 레이스가 예정된 13일이 다가올수록 이상화에 대한 일본 취재진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경기 당일 오전에는 일본의 한 유력 신문사 기자로부터 이상화와 관련한 전화 문의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일본 취재진에게도 이상화는 특별한 존재였다.

레이스가 펼쳐진 13일, 취재석과 중계석의 거리가 멀지 않은 경기장의 특성상 일본 취재진에게도 고다이라의 레이스를 중계하는 이상화의 모습은 고스란히 노출됐다. 고다이라는 이날 17위(38초09)로 경기를 마쳤고, 이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 이상화의 모습은 당연히 일본에서도 엄청난 화제가 됐다.

경기 후 이상화는 국내 취재진에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답지 않은) 모습을 봐서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사이 일본 취재진 몇 명이 끼어들어 이상화의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고다이라의 부진을 조명하기보다 국경을 초월한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우정에 찬사를 보냈다.

13일 일정을 마치고 같은 숙소를 쓰는 일본 취재진에게 “고생했다”고 전하자, 곧바로 이상화를 언급하며 “스탠드 상단에서 중계하는 모습을 봤다. 여러모로 이상화는 최고의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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