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상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또 한번 날아올랐다.


우상혁은 16일(한국시간)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반스카비스트리차 실내높이뛰기대회’에서 2m35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2021~2022시즌 실내 높이뛰기 남자 세계랭킹 1위의 우상혁은 이날 실외 세계랭킹 1위의 일리야 이바뉴크(러시아·2m31)보다 4㎝ 높이 뛰어 정상에 올랐다. 2m21, 2m25, 2m28, 2m31을 1차시기에 뛰어넘은 우승혁은 2m35까지 가뿐히 성공시켰다.


유일한 아쉬움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2m36)을 깨지 못한 부분이었다. 우상혁은 2m37에도 도전했으나 1~3차시기 모두 실패해 한국기록 경신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는 6일 체코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실내투어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6을 넘어 우승한 바 있다.


2m36은 굉장히 뛰어난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새 시즌이 시작된 뒤로 전 세계의 어느 누구도 우상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위 주본 해리슨(미국·2m32)보다도 4㎝나 앞선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우상혁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까스로 올림픽 기준기록(2m33)을 통과해 출전했던 지난해 2020도쿄올림픽에서 우상혁은 예선 9위(2m28)로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고, 여기에서 2m35를 찍어 1997년 이진택이 세운 종전 한국기록(2m34)을 24년 만에 갈아 치우며 당당히 4위에 올랐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포디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경기 내내 밝은 미소로 경쾌한 에너지를 내뿜은 무명의 한국선수를 향해 모두가 박수갈채를 보냈다.


우상혁은 이날 대한육상연맹을 통해 “6일 후스토페체대회(체코)에서 올 시즌 세계최고기록(2m36)으로 우승해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모든 관중이 박수를 치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환경에서 좋은 컨디션으로 재미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덕분에 좋은 기록을 세우고 열흘 만에 다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유럽에서 전지훈련과 세계육상실내투어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대한육상연맹에 감사하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24파리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는 우상혁의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 각지에서 2021~2022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그의 시선은 다음달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릴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져 있다. 이어 7월에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최될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나선 뒤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육상의 새로운 대표주자임을 알릴 계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