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타격대’ 포항이 전주성을 함락했다!…전북, ‘현대가 더비’가 두렵다 [현장리뷰]

입력 2022-03-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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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포항 정재희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리그1(1부) ‘기동타격대’ 포항 스틸러스가 전주성을 함락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1-0으로 잡았다. 후반 29분 후방에서 풀백 박승욱이 길게 올려준 볼을 잡은 포항의 측면 공격수 정재희가 전북 골키퍼 송범근을 침착하게 따돌린 뒤 텅 빈 골문에 가볍게 밀어 넣었다.

2승1패, 승점 6을 쌓은 포항은 단숨에 선두경쟁에 가세한 반면 승점을 얻지 못한 전북은 1승1무1패(승점 4)로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킥오프를 앞두고 김상식 전북 감독은 “정재희를 차단해야 한다”고 경계했으나 전북 수비는 포항의 빠른 공격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홍정호도, 중앙 미드필더에서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바꾼 박진섭도 포항의 기동력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를 FA컵 우승으로 이끈 뒤 포항에 안착한 정재희가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셈이다.

초반부터 포항이 경기를 주도했다. 승점 3을 향한 강렬한 열망을 초록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표출했다. 포항은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개로 홈 팀을 괴롭혔다. 전반에만 9차례 소나기 슛을 퍼부으며 기회를 노렸다.

이 과정에서 정재희는 번뜩였다. 특히 전반 40분에는 전북 문전 한복판에서 수비수 여럿을 한꺼번에 농락한 뒤 날카로운 킥을 시도했다. 송범근의 선방이 없었다면 전북은 더욱 큰 어려움에 봉착할 뻔 했다.

스코어 0-0에서 맞은 후반전에 돌입하며 전북이 빠른 변화를 줬다. 왼쪽 풀백을 김진수로 바꿔주고 김보경과 송민규를 투입해 공격 2선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벤치 선택이 통한 듯 했다.

잃었던 주도권을 조금씩 잡기 시작했다. 후반 12분에는 결정적 찬스도 얻었다. 임대생으로 다른 팀을 떠돌다 다시 전북 유니폼을 입은 윙 포워드 한승규의 슛이 골대를 때렸다. 이후전북은 한승규 대신 문선민을 내세워 승부수를 띄웠으나 마무리가 부족했다.

잠시 몸을 웅크렸던 포항이 다시 발톱을 꺼냈다. 결국 전북 수비진이 복귀가 늦은 틈을 타 정재희가 벼락같은 결승포를 터트렸다. “초반 실점을 막으면 승산이 있다. 꾸준히 득점이 터져주고 있다”던 김기동 감독의 바람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전북은 아껴둔 골잡이 일류첸코까지 투입, 구스타보와 투 톱으로 전환해 동점을 노려봤으나 그랜트가 단단히 버틴 포항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북은 잃은 것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선두 울산 현대(2승1무·승점 7)와 ‘현대가 더비’를 앞두고 포항을 잡아 분위기를 띄우려던 큰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 뼈아팠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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