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포켓몬빵’, 없어서 못 팔아요”

입력 2022-03-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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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추억 소환’을 콘셉트로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 사진제공 l SPC삼립

SPC삼립, 뉴트로 콘셉트 ‘추억 마케팅’으로 히트 행진

3040세대 저격…150만개 판매돌파
‘로켓단 초코롤’ 판매량 40% 차지
캐릭터 띠부씰 159종, 수집욕 자극
검증된 제품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
추억의 ‘크림빵’ 모티브 맥주협업도
SPC삼립이 ‘뉴트로(New+Retro)’ 콘셉트의 추억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트로는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와 복고를 의미하는 ‘레트로(Retro)’의 합성어로, 과거에 대한 향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즐기는 것을 말한다.


●159종 띠부씰 수집이 인기요인

먼저 2월 24일 선보인 ‘포켓몬빵’이 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 개 판매를 돌파하는 등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때 그 추억 소환’을 콘셉트로, 1998∼2006년 판매한 추억의 인기 빵을 16년 만에 재출시했다. 당대 인기를 끌었던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을 비롯해 신규 상품인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빵’, ‘꼬부기의 달콤파삭 꼬부기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빵’ 등 총 7종으로 구성했다.

떼었다 붙였다 하는 캐릭터 스티커인 띠부씰 159종을 무작위로 동봉해 수집의 재미를 더한 게 인기요인이다. 띠부씰을 모을 목적으로 편의점 앞에서 줄을 서 포켓몬빵 배송 차량을 기다리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제품을 거래하는 등 여러 기현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SNS상에서는 구매 인증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제품은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로,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한다. 1998년 론칭 당시에도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었는데, 촉촉한 빵의 식감을 업그레이드해 변함없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향후 제품군도 확장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4월 8일까지 ‘나와 어울리는 포켓몬은 누구일까?’를 주제로 ‘포켓몬 성향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5월에 인기 있는 포켓몬과 맛을 조합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억의 ‘SPC삼립 크림빵’을 모티브로 한 협업 수제맥주도 등장했다. 4일 홈플러스, 수제맥주 업체인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와 손잡고 수제맥주 ‘크림삐어’를 선보였다. 1964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설의 히트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SPC삼립 크림빵’을 모티브로 기획한 협업 상품이다. 캔에 크림빵과 비슷한 모양의 로고를 넣는 등 복고 감성을 통해 재미요소를 강조했다. 또 크림빵이 오랜 기간 대중에게 사랑받은 것에서 착안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수제맥주임을 표현했다.

‘SPC삼립 크림빵’을 모티브로 한 협업 수제맥주 ‘크림삐어’. 사진제공 l 홈플러스



●소비자의 ‘추억 되새김’

그렇다면 SPC삼립이 뉴트로 콘셉트의 추억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포켓몬빵의 경우, 3040세대에게 과거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향수 어린 제품이 1020세대에게는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테마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세대의 지갑을 여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추억의 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 요청을 받아들여 재출시한 것 자체로 이목을 끌고, 이미 검증받은 제품인 만큼 안정적 매출이 확보되는 것도 매력포인트다. 회사 측은 “어린이는 물론 과거를 추억하는 성인에게도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포켓몬빵을 ‘진화’를 테마로 맛, 품질, 띠부씰까지 업그레이드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거에 즐겼던 추억을 되새김하는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특히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현대인들이 뉴트로 아이템을 통해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잊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하는 등 위안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근 편의점 6곳을 돌아 겨우 포켓몬빵을 구매했다는 직장인 강모(37)씨는 “학창 시절에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서 꼭 구입하고 싶었다”며 “빵 하나로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녹록치 않은 일상생활 속에 띠부씰을 모으는 게 소소한 행복”이라고 했다.

한편 재출시된 포켓몬빵의 인기에 힘입어 SPC삼립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4일 종가 기준 8만9700원으로, 이는 포켓몬빵 출시일인 2월 24일 종가 기준 8만100원 대비 약 10% 이상 상승한 수치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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