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타이거”, 골프 황제의 다음 무대는 7월 디 오픈

입력 2022-04-11 1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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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록 “우승하기 위해 출전했다”는 개막 전 다짐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는 그의 복귀 자체 자체가 ‘축복’이었다. 18번 홀 그린 주변을 지키던 수많은 패트런(갤러리)들이 그가 등장하자 기립 박수와 함께 “땡큐, 타이거”를 힘껏 외친 이유였다. 비단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버바 왓슨,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동료들도 마지막 퍼트를 마친 그를 껴안고 “고맙다. 자랑스럽다”며 ‘황제의 귀환’을 축하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로 6타를 잃고 최종합계 13오버파 301타로 47위에 랭크됐다. 컷을 통과한 52명 중 바닥권이었지만 그의 복귀전은 전 세계 팬들에게 감동을 준 한편의 드라마라고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해 2월 다리 절단 위기에까지 몰렸던 교통사고 후유증을 불굴의 재활 의지로 딛고 일어선 우즈는 자신이 통산 5번 그린재킷을 입었던 마스터스를 전격 복귀 무대로 삼았다. 1라운드를 1언더파 공동 10위로 마쳐 골프팬들을 흥분시켰지만, 아직 몸 상태가 100%라고 보기엔 무리였다. 2라운드 합계 1오버파 공동 19위, 3라운드까지 합계 7오버파 공동 41위에 이어 나흘동안 순위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산악형 코스인 오거스타 내셔널을 매일 10㎞ 가량 걷는 것이 부담스러워운 상황에서도 우즈는 72홀을 완주하며 ‘황제의 위엄’을 잃지 않았다.


대회를 마친 우즈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첫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이번 대회 출전은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업적이다. 많은 이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줬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필드에 선 우즈의 모습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5월 PGA 챔피언십과 6월 US오픈, 7월 디오픈 등 앞으로 매 달 메이저대회가 예정돼 있다. 우즈는 일단 디오픈에 무게를 뒀다.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디오픈은 올해로 150주년을 맞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0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디오픈 정상에 섰던 우즈는 “세인트앤드루스는 내 마음속의 소중한 장소”라며 “나는 그곳에서 2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그곳은 골프의 본고장이며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다. 그런 이유로 거기에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즈는 7월 디오픈 출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하면서도 5월 PGA 챔피언십 출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마스터스처럼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서던 힐스에서도 뛰려고 노력하겠다. 나와 우리 팀은 내 몸이 뛸 수 있는지 꾸준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즈가 전성기 시절 메이저 4개 대회를 연속 제패하며 ‘타이거 슬램’(Tiger Slam)을 작성할 당시 사용했던 아이언 세트(타이틀리스트 681-T)는 11일 골든 에이지 경매에서 515만6162 달러(63억4000만 원)에 낙찰돼 또 다른 ‘우즈 파워’를 보여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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