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 SSG 김택형이 김원형과 만났을 때

입력 2022-04-14 1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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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원형 감독(왼쪽)과 김택형. 스포츠동아DB

“(김)택형이가 해내고 있잖아요. 업그레이드된 거죠.”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 김택형(26)은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59경기에 등판해 5승1패7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2.39,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7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커리어하이를 벌써 경신할 분위기다. 13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7경기에서 6세이브를 올렸다. 이 기간 그는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ERA 0.00이다.

변화는 김원형 SSG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김 감독은 과거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 시절부터 김택형을 지켜봤다. 그는 “상대팀 코치 입장에서 본 택형이는 직구 제구에 문제점을 갖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실제 직구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제구가 향상됐다. 2020년부터 3년간 삼진/볼넷 비율(1.10→1.48→3.33)의 변화도 분명하다.

포크볼 구사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변화다. 올해는 더욱 예리하게 다듬고, 구사율도 높였다. 결정구로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12일 LG전에선 4-1로 앞선 9회말 2사 1·2루서 유강남을 상대로 잇달아 3개를 던져 뜬공을 유도했다. 김 감독은 “이제는 포크볼도 택형이의 주무기다. 지난해 처음 던진 구종인데도 금세 습득했다. 단기간에 익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종을 단순화하면서 장점에 집중했다. 당초 가장 자신 있어 한 슬라이더는 여전한 그의 주무기다. 13일에는 4-2로 앞선 9회말 1사 2·3루서 최근 LG 타자들 중 타격감이 가장 뛰어났던 김현수~문보경을 잇달아 삼진으로 잡았는데, 이 때 이들 2명의 헛스윙을 이끌어낸 구종이 바로 슬라이더다. SSG는 이날 승리로 KBO리그 역대 최다타이 기록인 개막 10연승에 성공했다.

SSG 김택형. 스포츠동아DB


김택형은 올해 마무리투수로 본격 출발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투수로서 김택형에 대해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리그에서 3년 정도는 검증이 돼야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택형이는 시작하는 단계”라며 “하지만 지난해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택형이를 비교하면 문제점도 해결했고, 스트라이크를 꽂는 능력도 달라졌다.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못 넣으면 1군에서 기용하기 어렵다. 택형이는 지금 해내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칭찬했다.

SSG는 13일까지 10경기에서 3점차 이내 세이브 상황을 7번 맞았다. 마무리투수가 자주 필요했다. 김택형은 그 중 1경기를 제외한 6경기에서 세이브를 챙겼다. 김 감독은 필요 이상의 연투를 지양했다. 사령탑은 무리하지 않았고, 선수는 역할에 충실했다. 김택형은 “그동안 우리 팀이 해온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도 집중해서 던져왔고, 앞으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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