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정 들었죠…실력도 보여주길” SSG 크론 활약에 사령탑 마음 더 기운다

입력 2022-04-17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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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SG 랜더스

“저는 정말로 크론이 잘하면 좋겠거든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50)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앞서 외국인 선수 케빈 크론(29)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선수”라면서도 “나는 크론이 잘하면 좋겠다. 긴 시간 동안 함께한 것은 아니지만 벌써 정이 들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다만 걱정은 있었다. 크론은 시범경기에서 13경기 출전해 타율 0.176(34타수 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609로 부진했다. 정규시즌에 들어서는 16일 인천 삼성전까지 13경기에서 타율 0.216(51타수 11안타), OPS 0.638,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활약을 한 날도 적지 않지만, 아직 KBO리그 투수들에게 적응이 필요한 단계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는 매년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 점에서 부담을 느낄지 모른다. 그래도 늘 곁에서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크론은 노력했다. 이날도 자신의 루틴에 따라 이른 시각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배팅케이지 안에 들어가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그는 5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해 결승타를 포함한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 7-5 승리에 앞장섰다. 올 시즌 14경기 가운데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와 타점이다. SSG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인 개막 10연승을 달린 뒤에야 시즌 첫 패배를 남겼는데, 15일 인천 삼성전부터는 다시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크론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첫 타석이던 1회말 1사 1·3루선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의 초구를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특히 2번째 타석에서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치열했던 접전 속에서 숨통을 틔웠다. SSG는 5회초 선발투수 이반 노바의 실점으로 3-3 동점을 허용했는데, 크론이 5회말 무사 1·2루서 1타점 2루타로 분위기를 되찾아왔다. 이후 7회말 무사 1루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홈런을 터트렸다.

크론은 KBO리그 데뷔 이후 가장 밝은 미소를 보였다. 그는 “한국에 온 뒤부터 감독님께 ‘이곳에서 오래 뛰고 싶다’고 늘 얘기했다. 잠깐 들렀다가 가는 곳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나와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다’고 말해준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내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친 날 형(C.J. 크론·콜로라도)도 홈런을 쳤는데, 그동안 우리 가족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다. 언젠가 한 경기에 4안타를 치는 날이 오면 형을 꼭 놀려주겠다”며 웃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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