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가 된 OTT, 축구 중계의 플랫폼이 바뀌었다 [남장현의 피버피치]

입력 2022-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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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중계에 새 지평이 열렸다. K리그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OTT(Over The Top 약자·개방된 인터넷 환경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미디어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 생중계에 나서기로 하면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쿠팡플레이와 향후 4년간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K리그의 뉴미디어 온라인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쿠팡플레이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 조별리그가 끝난 직후인 5월 5일 진행될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2’ 10라운드부터 전 경기 중계를 개시한다.

일단 올해까지는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기존 온라인 중계권사와 공동으로 K리그 중계를 하지만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독점 중계에 나선다. 향후 다른 업체에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도 있으나 일단 ‘독점 중계’에 무게가 실린다.

굉장히 유의미한 도전이다. 그동안 온라인 스포츠 중계는 포털사이트를 통한 무료 시청이 대세를 이뤘다. 대중화의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천문학적 액수가 오갈 만큼 엄청나게 높아진 스포츠 중계권의 가치를 고려했을 때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다.

다행히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적잖은 뉴미디어 중계권료를 확보했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련 업계에선 기존보다 100% 이상 인상된 액수로 본다. 프로연맹은 중계권 수입을 방송 품질 향상을 위한 재투자에 활용하기로 했다.

물론 국내의 OTT 서비스가 낯설진 않다. 넷플릭스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등을 통해 대중화된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런데 OTT가 직접 주요 스포츠 중계권을 구입하며 생중계에 나선 것은 최근의 경향이다. 특히 독점 중계권 계약을 맺은 K리그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초라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진제공 | K리그


OTT 업체들 간의 경쟁은 몹시 치열하다. 이미 시장에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입지가 두터운 일부와 차별성을 보여야 할 신생 OTT 입장에선 스포츠 중계권은 아주 매력적이다. 흥행 실패로 인한 막대한 손실 위험성이 큰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스포츠 생중계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고정 시청자까지 있어 부담이 적다. 그래서 향후에도 OTT 업체들이 프로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자체 미디어센터를 구축하며 국내 프로스포츠 중계 시장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프로연맹은 이번에도 스포츠 중계 플랫폼이 변화하는 흐름을 잘 읽었다. 특히 기민한 움직임으로 가장 먼저 OTT 시장에 뛰어들어 향후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국제축구연맹(FIFA)도 과감한 시도에 나섰다. 자체 OTT 플랫폼인 ‘FIFA+’의 출범이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연간 4만 회의 축구경기를 생중계하고, 월드컵과 스타 선수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낸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편성할 계획이다. K리그의 시도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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