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제구 불안 벗어던진 두산 마무리 김강률, 여전히 만족은 없다

입력 2022-04-28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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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강률(34)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마무리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7일까지 12경기(13.1이닝)에 등판해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3승무패 8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진(9개)/볼넷(2개) 비율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0.83), 피안타율(0.188) 등의 세부지표도 흠 잡을 데가 없다.

김강률은 최고구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구사한다. 특급 마무리투수의 표본과도 같다. 올해도 직구 평균구속이 147.2㎞에 이른다. 아킬레스건과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돌아온 첫해인 2020년의 143.8㎞와 비교해 한층 더 빨라졌다. 데뷔 첫 20세이브를 따낸 지난해부터 꾸준히 뒷문을 지키고 있는 비결이다. 이제 많은 이들은 두산의 마무리를 언급할 때 김강률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는 “2021년에 마무리로 뛰며 경험을 쌓은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고의 세월이 길었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26순위)에 두산의 부름을 받은 김강률은 구위 하나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포기하기 쉽지 않은 매력이었다. 그러나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첫해인 2011년 이후로도 그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제구가 되지 않는 강속구 투수 중 한 명으로 늘 언급됐다.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없었던 게 아니다. 스스로도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만 들어가면 상대가 못 친다는 걸 알면서도 안 되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질 순 없었다. 무작정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하기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정답을 찾기로 했다. 그 마음가짐이 통했다. “제구 불안을 심리적인 원인이 아닌 투구 메커니즘과 밸런스의 문제라고 받아들였다”며 “그렇게 생각하고 조금씩 개선하려고 노력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장타를 허용하는 게 아니라면 볼넷보다 안타가 낫다고 판단해 더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직구에 의존하는 패턴에서도 벗어났다. 지난해 76.1%에 달했던 직구 구사비율이 올해는 60.6%까지 감소했다. 완성도를 높인 슬라이더(21.7%)와 커브(17.1%)를 곁들이니 수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김강률은 “직구가 아무리 좋아도 몰리면 크게 맞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변화구를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며 “나는 제구보다 힘으로 붙는 투수라 그만큼 컨트롤과 밸런스가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기복 없이 가야 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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