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전 감독, 김시진 전 감독, 한용덕 전 감독, KT 이강철 감독, SSG 김원형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선수 시절 134승(545경기·144패26세이브12홀드)을 올린 투수였다. 우연히도 100승을 달성한 곳 역시 광주다. 당시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그는 2005년 4월 28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4실점 역투로 팀의 8-4 승리를 이끌며 개인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선수와 사령탑으로 100승을 모두 신고한 것은 40년 된 KBO리그 역사에서도 손에 꼽는다. 김 감독까지 총 5명뿐이다. KBO리그 통산 146승 투수인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세운 기록이 최초다. 그는 2006년 6월 2일 대구 KIA전에서 부임 이후 169경기 만에 100승을 달성했다. 역대 최단기간이다. 이후 김시진, 한용덕 전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현역 사령탑으로는 김원형 감독과 KT 위즈 이강철 감독 등 2명이다. 이 감독은 역대 4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선수 시절 10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개인통산 152승(602경기·112패53세이브33홀드)을 기록했다. 사령탑으로는 2020년 7월 11일 수원 삼성전에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2019년 KT 지휘봉을 잡은 그는 현재 249승(481경기·12무220패)을 거두고 있다.
김원형 감독에 앞서 이 계보를 만든 4명은 포스트시즌과도 인연이 깊다. 김시진 전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사령탑으로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른 3명은 선수와 감독으로 각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김 감독이 이끄는 SSG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에는 66승14무64패(승률 0.508)를 거두고도 6위에 그쳤지만, 전력을 빠르게 재정비했다. 올 시즌에는 50경기 만에 34승(2무14패·승률 0.708)을 올리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90승을 훨씬 웃도는 승수 달성도 가능하다. 감독 통산 100승은 그 과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김 감독은 기록 달성 후 “100승 달성은 전혀 생각 못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민재 수석코치가 ‘100승을 축하한다’고 말해줘 그 때 비로소 알게 됐다”며 “100승은 개인적인 것보다는 선수단이 모두 함께 만든 팀 성적이다. 선수단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내 감독 100승보다 팀이 이긴 게 더 기쁘다”고 공을 돌렸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