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축구’하면 생각나는 태극전사는? [스토리사커]

입력 2022-06-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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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도훈·설기현·안정환·김병지·김도근(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질축구는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월드컵 본선에 오른 유일한 국가이고, 4개의 다른 대륙에서 5차례 월드컵 정상에 오른 최다 우승국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은 난공불락이다. 아시아권에서 브라질에 일격을 가한 팀으론 한국과 호주 정도다. 한국은 역대전적 1승5패, 호주는 1승1무6패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2무10패, 사우디아라비아는 5패, 이란은 1패다.

한국이 승리를 맛본 것은 1999년 3월 평가전(1-0 승)이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잠실주경기장엔 6만여 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브라질은 경기 내내 화려한 개인기는 물론이고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과시했다.

기적 같은 승리의 주역은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공격수 김도훈이다. 종료 직전 최성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볼을 문전으로 깊숙이 침투하며 슬라이딩 슛으로 마무리했다. 42번째 A매치에서 터뜨린 17번째 득점은 천금같은 결승골이었다. 당시 활약으로 지금도 브라질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김도훈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한국은 그 해 11월 우승팀 브라질을 불러들였다. 대표팀 맏형인 홍명보와 황선홍의 은퇴 무대이기도 했다.

경기는 화끈했다. 한국은 자신감 넘친 플레이로 개인기의 브라질을 상대했다. 게다가 선제골로 상대를 긴장시켰다. 전반 7분 안정환의 크로스를 설기현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1-1 동점이던 후반 13분엔 안정환이 다시 앞서가는 골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월드컵을 통해 성장한 한국축구의 수준을 맘껏 뽐낸 한판 승부였다. 비록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에 2골, 호나우디뉴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역전패했지만 한국은 월드컵 4강 진출이 결코 행운이 아니었음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첫 평가전인 1995년 8월 경기(0-1 패)에선 머리색을 물들인 골키퍼 김병지가 화제였다. 고비마다 선방을 펼친 김병지는 후반 막판에는 상대 크로스를 차단한 뒤 하프라인을 넘어 50m 이상 드리블해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김병지는 콜롬비아의 괴짜 골키퍼 호세 레네 이기타에 비유되기도 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첫 골을 넣은 태극전사는 1997년 8월 평가전(1-2 패)의 김도근이다.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열린 친선경기에서 그는 경기시작 7분 만에 왼발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 평가전의 관심은 아시아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토트넘)에게 쏠리고 있다.

그는 앞서 2차례 브라질전에 나섰지만 이렇다할 활약은 없었다. 2013년 10월 경기(0-2 패)에선 후반 19분 구자철과 교체 투입됐고, 2019년 11월 평가전(0-3 패)에선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지만 인상적이지 못했다. 손흥민은 “많이 배웠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3번째 출전에선 역사에 남을만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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